“또 행정직.” 이번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고위공무원 인사를 두고, 말이 많다.
아무런 경험없는 비전문가를 뚝 하니 핵심자리에 앉히니, 여기저기서 “그렇게 쉬운 자리야?”하는 비아냥이 쏟아질 만 하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전문가 집단이다. 통합 전 국립수의과학검역원만 봐도, 대다수 직원은 석·박사급 수의사다.
전문가가 필요없다면 굳이 수의사를 뽑을 이유가 없다. 문호를 개방하는 게 마땅하다. 그만큼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만, 제대로 된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최근 검역검사본부 인사를 보면, “과연 전문가 집단인가”라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이달 초 발령에서는 고위공무원 두 자리 모두 비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행정직이 꿰찼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예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통합 등 어수선한 틈을 타고, 한사람 한사람 비전문가들이 검역검사본부 고위공무원에 들어왔고, 이제는 자연스레 비전문가 자리가 돼버렸다.
물론 이들이 전문가보다 일을 못할 것이라는 선입관은 버려야 한다. 오히려 비전문가들이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풀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수년 사이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검역검사본부 고위공무원 자리가 낙하산 인사 포인트가 되고 있다는 인상을 가지게 한다.
잠깐 스쳐가면서 일을 배우거나 아니면, 한단계 더 승진하기 위해 기다리는 코스. 뭐 이런 느낌이다. FMD를 돌이켜 보라. 사방에서 이런저런 말이 터져나왔을 때 우왕좌왕 흔들리지 않고, 제 길을 인도해 주는 전문가가 얼마나 절실했던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고위공무원은 가장 숙련되고, 이 바닥을 잘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자리다. 늘 발전을 고민해 왔던 사람에게 날개를 펼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