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질병대란 ·오남용 폐해 없지만 신중한 사양관리 요구

■점검/ 배합사료내 항생제 금지 이후 / <1> 농장에서는

김영길 기자  2012.02.13 15:30:36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배합사료내 항생제 사용금지는 생산비 일부증가를 감수해서라도, 보다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확고히 담겨있다. 하지만,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적지 않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꽤 오랫동안 수그러들지 않았다. 시행 7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본지는 2회에 걸쳐 농장과 산업변화를 점검해 본다.


무항생제 사료 미리 대비 급여

적절한 면역증강제 사용도 한몫

질병발생률 확연한 증가 없어


지난해 7월 1일부터 배합사료내 항생제 사용이 금지됐으니, 벌써 7개월여가 지났다. 

당시 질병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고, 풍선효과에 의한 오남용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는 별탈없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질병대란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고,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된다.

이오형 엘비씨 대표는 “간간히 설사 등 소화기성 질병이 보고되고 있을 뿐이다. 예년에 비해 질병발생이 확연히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에 금지된 항생제가 질병예방용이라기 보다는 성장촉진용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장단위에서 항생제와 면역증강제 등을 적절히 사용한 결과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현규 한국축산컨설팅협회 회장은 “별다른 질병발생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농가들은 2~3년 전부터 무항생제 사료를 급여하는 등 미리 대비를 해왔다. 특히 FMD를 겪은 이후 농장관리에 철저를 기한 것이 질병방지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원 중앙백신연구소 부장은 “크게 드러날 정도는 아니지만, 살모넬라, 회장염, 대장균 등 소화기성 질병은 종종 나온다. 세균성 호흡기 질병도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질병은 결국, 증체, 폐사 등 생산성에 영향을 끼친다. 질병을 막는 것이 곧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사료에서 빠진 항생제가 농가단위 사용으로 전가되고, 이것이 다시 ‘항생제 오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 역시 아직까지는 잠잠한 편이다. 한켠에서는 항생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도 제기된다.

이오형 대표는 “농장단위에서 항생제 사용을 많이 늘리고 있지는 않다. 사료에서 빠진 부분을 약간 보조해 주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농가들은 괜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가축을 세심히 살피고, 차단방역에 힘쓰는 등 기본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정성대 한국양돈수의사회 회장은 “지금 질병이 들끓지 않고 있다고 해도, 앞으로 예상치 못한 사고가 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농가들의 경우, 아무래도 항생제 사용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수의사와 상의해 항생제를 선택하고, 사용방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