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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MMB<우유판매위원회>, 주요선진국 원유수급제 영향

■ 선진국의 낙농쿼터제 운영실태 / 1. 영국

기자  2012.02.20 09: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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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D로 인해 원유 부족사태가 벌어진 이후 국내 유업체들은 기존의 쿼터를 무시하고 낙농가들에게 무제한 생산을 독려해 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 쿼터가 무의미해 졌다. 하지만 연초부터 우유 소비감소가 비수기와 겹치면서 일부 유업체들은 원유가 남아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벌써부터 지난해 풀어 논 쿼터가 올해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와 FTA가 체결된 미국은 이미 쿼터제를 폐지했으며 EU 역시 오는 2015년 3월에 쿼터제 폐지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영남대 조석진 교수에 의뢰해 선진국의 낙농쿼터제의 운영 실태와 시사점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선진국의 낙농쿼터제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영국
2. 캐나다
3. 일본
4. 미국
5. 미국 캘리포니아州


농가 유대 안정적 보장·시장 거래교섭력도 확보


◆영국의 우유판매위원회(Milk Marketing Board:MMB)
영국의 우유판매위원회(Milk Marketing Board:MMB)는 1930년대 초 수요자 우위의 원유시장에 있어서 대등한 거래교섭력의 실현을 주된 목표로 설립됐다. MMB 출범 이전에는 유업체로부터 불평등한 유가협상을 강요당하기 일쑤였지만 낙농가들의 거래 교섭력 확보를 위해 전체조합원의 96%라는 압도적인 찬성에 따라 1933년 MMB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MMB 출범 이후 불안정한 가공원료유 시장과 별도로 음용유에 대한 소비자가격통제가 포함된 ‘부족직불제도’ 및 MMB에 의한 ‘원유공판체제’를 통해 생산자유대의 안정을 보장 받을 수 있었다.
특히 MMB 출범의 기초가 된 우유판매계획에는 원유 생산자 전원의 강제등록과 미등록 생산자의 원유판매 금지라는 강력한 조치가 포함돼 있었다.

◆영국의 쿼터제 도입
영국은 1973년 EU에 가입한 이후 1984년 공통농업정책(CAP)에 의한 EU 차원의 낙농쿼터제 실시에 따라 처음 쿼터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2003년 DDA/WTO 체제하에서 EU의 CAP방식에 의해 2015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영국의 쿼터제는 2015년 4월부터 폐지될 예정이다.
그러나 EU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스위스가 지난 2009년 5월부터 낙농쿼터제를 폐지한 이후 원유의 공급과잉과 생산자 유대 하락이라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어 EU의 낙농쿼터제 철폐를 둘러싼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우유판매위원회의 해체
EU국가들의 협동조합들이 다국적기업을 발전하며 규모를 확대하는 동안 영국의 MMB는 지나치게 안주함으로써 변신을 강요받게 된다.
이로 인해 1994년 MMB가 해체되고 Milk Marque가 65%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계승했으나 이 과정에서 MMB의 핵심 부문이었던 Dairy Crest, National Milk Records, Genus 등이 분리됨에 따라 EU회원국 중 가공 및 판매능력이 없는 유일한 집유조합으로 전락했다. 이후에도 1999년 영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MM이 6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재분할 명령이 내려져 MM은 Milk Link, Zenith, Axis 등 3개 조합으로 재분할됐다.
영국 MMB는 60여년간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면서 영국 낙농의 안정적인 발전에 기여한 측면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특히 영국의 MMB의 경험은 현재까지 캐나다,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안정적인 원유수급조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쿼터제 전망
2015년 3월 31일로 예정된 EU의 쿼터제 폐지 및 CAP에 의해 가격지지 및 수출보조금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영국의 낙농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변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2010년 현재 185만두의 젖소를 보유하고 있어 독일, 프랑스, 폴란드에 이어 많은 규모이며 농가 규모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EU의 쿼터제 폐지와 함께 EU 27개국 간 자유무역이 이뤄질 경우 영국 낙농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유리한 여건에 놓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