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재입식까지 주민허락 받으라니”

현장르포 / 살처분 1년 넘게 입식 못해 파산 위기…경북 영천 대광농장

이일호 기자  2012.03.12 15:47:49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입식검사 지적사항 해소 불구 민원해결 요구는 부당 호소   
영천시 “매몰지 논란도 걸림돌…입식 강행시 행정조치”


“돼지를 사육하는게 죄입니까. 하물며 새로 돈사를 짓는 것도, 늘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기존 농장에 돼지를 입식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주민허락까지 받아야 합니까”
경북 영천에서 돼지 7천두 사육규모의 대광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문손태씨(임고면 산매리 54-23번지)는 요즘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FMD 사태 초기인 지난해 1월4일 애지중지 키우던 돼지 전량을 살처분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지만 농장은 여전히 텅비어 있는 상황. 영천시측이 문씨 농장의 재입식을 허용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이상 농장 운영이 중단되면서 매월 수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 지금과 같은 상황이 조금 더 지속될 경우 ‘파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문손태씨는 “농장에 문제가 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도 않을 겁니다. 법적 근거도 없는 민원을 이유로 재입식을 허용하지 못하겠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영천시는 돼지 매몰 살처분을 계기로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발생하자 지난해 4월14일 1차 입식검사 때부터 재입식 허용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민원해결을 지속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처분농가의 재입식 허용 절차를 규정한 정부의 FMD 긴급행동지침(SOP)에는 언급조차 돼 있지 않은 내용인 터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영천시의 지속적인 요구에 문씨 역시 거액의 지역발전기금 기탁까지 약속하면서 민심달래기에 나섰지만 별다른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자 영천시측은 그해 11월14일까지 모두 3차례에 걸친 입식검사를 통해 차량용, 대인용 소독조에서부터 분뇨처리 문제는 물론 청소상태 지적 등 사소한 부분까지 문제를 삼으며 재입식에 대한 기존 방침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게 문씨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 6일 “입식검사시 지적된 부분은 그때 그때 완벽히 조치했다”며 “그러다 보니 이제는 입식 검사 자체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따라 합법적 절차에 의한 재입식 허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계유지 차원에서 입식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영천시의 한 관계자는 “주민 민원 뿐 만 아니라 살처분 매몰지를 둘러싼 공동명의자와 분쟁 및 환경부의 수질오염 개선 요구, 그리고 무허가 축사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재입식 허용이 어렵다”며 만약 농가에서 재입식을 강행할 경우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에 의거, 강력한 행정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법정 공방까지 비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