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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보단 ‘품질·위생’…소비자와 通했다

■ 탐방 / 정육점이 진화한다…전문지식에 가공시스템까지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 풍납시장점

김은희 기자  2012.03.14 1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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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안심먹을거리, 건강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으로 눈을 돌린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려 단골고객을 잡기 위한 정육점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과거 고기만 썰어 놓고 판매하는 정육점이 아닌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정육점내 즉석육가공 시스템을 갖춘 정육점이 있어 현장을 찾았다.


HACCP시스템·백화점식 응대로 소비자 발길 잡아
식육가공전문가 교육…떡갈비 등 제조판매 큰 호응


IT업종에 종사하던 일반 직장인 이었던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 풍납시장점 김학문 대표는 지난 1998년 송파구 풍납동에서 정육점을 열었다. 지인이 고기장사를 해서 우연히 시작하게 됐다는 김 대표는 처음에는 쇠고기, 돼지고기 구분도 못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전문가를 고용해 고기부위와 정형 기술까지 익히면서 1년간 열심히 배웠다. 돈이 모이는 대로 기계며 진공포장기를 장만했다. 
김 대표는 정육점을 사양 산업이라고 꼽는 사람이 있지만 ‘청결’과 ‘세련된 응대방법’이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현명해진 소비자들의 안심 먹을거리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정육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통상 일반 정육점이 깨끗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먹을거리를 취급하는 어떤 가게라도 청결해야 한다는 인식에 정리정돈부터 실시했다.
기존에 토성정육점을 하다가 2009년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으로 리모델링했다. 이전에도 한우만 취급했지만 사업설명회를 듣고 HACCP작업장에서 작업하고 있어 신뢰감 하나로 결정했다. 오픈하는데 보름밖에 걸리지 않았다. 품질이 균일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받을 수 있고 농협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주요했다. 
넓지 않은 작업공간에 냉동, 냉장실을 갖춰야 하는 환경 속에서 공간 활용을 통해 축산물판매장 HCAAP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정도 받았다. 작업장이 크지 않은 탓에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들을 문 밖 쇼케이스 위에서 응대하기도 했지만 HACCP에 대해 설명하고 나면 오히려 기뻐하며 수긍했다. 이런 모습들이 쌓여 저절로 신뢰를 갖게 된 것이다. 
2009년 서울안심먹을거리 안심식육판매점을 인증 받았고 그 이후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지정하는 청결정육점에도 선정됐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 때문에 전전긍긍했지만 김 대표는 그 기회를 전문적인 식육
가공교육을 받으면서 새롭게 개척했다. 
이들 부부는 건국대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 양성과정의 동창생이기도 하다. 처음 김 대표가 수업을 듣고 그 이듬해 부인인 임신생 씨가 수업을 들었다. 지난해에는 떡갈비, 돈가스 등을 직접 제조 판매해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금의 모습으로 정육점을 운영하는 것은 앞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교육과정 중 방문한 일본의 경우 식육판매장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작지만 자긍심을 갖고 일하는 것을 보았다”며 “정육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품질의 축산물을 안전하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부인인 임 씨도 “가끔씩 축산기업중앙회에서 HACCP 교육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식육공부를 하다 보니 이해도도 높아졌고 이 사업에 매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며 “특히 대기업에서 만들지 못하는 즉석육가공품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먹게 해 저지방 부위 소진도 되고 맛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그게 너무나 좋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