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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지만…국산 돈육시장은 동면중

불황·수입육 시장잠식…돈가 두달 넘도록 생산비 밑돌아

이일호 기자  2012.03.19 09: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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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총선 정국도 악재…살처분농 본격 출하시 2분기도 ‘기대난’



만물이 기지개를 펴는 ‘춘삼월’이 왔다.

하지만 돼지가격은 여전히 생산비를 밑돌며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상황이라고는 하나 한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양돈농가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전국 13개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 평균가격(박피 기준)은 지난 15일 현재 지육kg당 4천471원에 머물렀다.

지난 1월11일 5천원대가 붕괴된 이후 2개월이 넘도록 4천원대 초반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4천500원을 넘기는데 힘이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시기가 되면 활기를 띄기 시작했던 예년의 시장추세를 올해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산돼지고기 소비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전세계적인 불황속에 국내 경기 또한 예외가 아닌데다 지난해 급격히 증가한 수입 돼지고기에 시장마저 잠식당하다보니 국산 돼지고기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관계자는 “돼지도축두수가 증가추세에 있다지만 FMD 이전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닌 만큼 최근의 돼지가격은 수요측면의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산돼지고기의 가격경쟁력과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감안할 때 지난해 60%대 초반으로 급락한 돼지고기 자급률을 단기간내에 끌어올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FMD 이후 학교급식과 외식시장의 상당부분을 수입육에 내준 국내 돈육가공업체들은 이달 들어서도 판매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가공업체의 한관계자는 “최근 삼겹살 때문에 작업량을 다소 늘리기는 했지만 그 외의 부위는 다 남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삼겹살 판매도 여의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4.11 총선도 돼지고기 소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말그대로 엎친데 겹친 격이 돼버리며 당초 예측치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돼지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당분간은 돼지가격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우선 경기침체의 골이 너무 깊은데다 총선을 전후로 돼지고기 소비위축을 피할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여기에 지난해 FMD 살처분 농가들이 재입식이 올 2분기에 맞춰져 집중된 만큼 예년과는 달리 돼지 출하량의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연중 최고성수기에도 큰폭의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하향 조정해 발표한 돼지가격 전망치를 살펴보면 3월 평균가격(탕박기준)은 지육kg당 4천400~4천600원선. 6월 5천~5천300원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가격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이달들어 농경연이 전망한 최저치보다 지육kg당 200~300원 정도 낮은 수준에서 실거래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6월들어서도 생산비선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반기 돼지가격 폭락이 예고된 상황이다 보니 양돈농가들의 동요도 심상치 않다.

양돈업계 관계자들은 “지금부터라도 국산돼지고기 소비진작과 자급률을 끌어올릴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다가올 충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