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友軍). 전쟁용어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우리편”이라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최근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들르면, 우군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자주 접하게 된다. “그동안 혼자 싸워왔다. 그렇다보니 우군이 없더라.” 이런 식이다.
맞다. 동물약품 업계는 외로웠다. “동물약품은 축산인과 동반자”라고 떠들어도 보고, “동물약품이 없었으면, 이렇게 축산이 발전했겠느냐”고 목청을 높여도 봤지만, 그냥 ‘장삿꾼’으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수출한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애정어린 눈빛은 애당초 기대하기 어려웠다. 수출지원비는 커녕, “얼마나 한다고 그래?”라는 냉담한 반응 뿐 이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달라졌다. 동물약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꽤 호의적으로 변했다. 꼭 어느시점이라고 끄집어낼 수는 없지만, 동물약품 업계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손을 내밀면서 부터다.
동물약품 업계는 이제 천연덕스럽게 도와달라고 부탁도 하고, 우군이 돼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축산인 역시, 아이디어를 빌려주기도 하고, 서슴없이 동물약품 산업 발전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억 달러 수출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동물약품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이 커졌다.
지난 22일 처음으로 열린 한국동물약품협회 기술자문위원회. 축산, 수의는 물론, 인체약, 법률, 무역 등 다른 분야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기에서는 재평가, 잔류허용기준 등 동물약품 업계 현안이 집중논의됐다.
이를 두고, 모든 자문위원들은 다양한 혜안을 짜냈고, 실마리를 풀어내려고 애썼다. 정말 우군이 많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