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고능력 유전자원 자립화 토대 구축

■종축개량사업 어디까지 왔나 <젖소>

조용환 기자  2012.04.04 16:07:18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배합사료와 조사료의 해외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국제경쟁력이 그만큼 취약한 국내 여건에서 종축개량사업은 오늘날 한국축산업이 우뚝 서도록 하는데 원동력이 되었다. 이에 본지는 한국종축개량사업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젖소를 필두로 한우·종돈과 종계 등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추진되는 과정에서의 장단점과 성과를 분석하여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경제형질 중점 계획교배 통한 4반세기 꾸준한 개량 

90년대 혈통비율 크게 증가…국가적 개량사업 기틀 마련

농협검정 3천287 농가 지난해 두당평균 유량  9천672㎏

80년대 중반 전국 1만㎏ 이상 젖소 7두 불과…괄목 향상


>>’62년 인공수정소 태동 시작

한국의 젖소개량사업 역사는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의 전신인 가축인공수정소가 태동된 1962년 故김선환 박사를 주축으로 가축인공수정업무가 개시되면서 약 반세기에 달한다. 이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은 우량종축 생산보급기관인 국립종축원(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전신)이 60년대 중반부터, 한국종축개량협회가 설립된 69년 5월 2일 이후부터다. 그러나 홀스타인 자체가 외래종이고, 사업방법도 외국의 모델을 거의 답습한 관계로 국내에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개량사업의 꽃인 유우군능력검정사업이 1979년부터 추진됐으나 초창기 개량에 대한 인식부족과 체계적인 교육지원 부족으로 혈통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다행히 본지가 창간된 이듬해인 1986년 그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여 보완, 수정하여 오늘날까지 추진된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검정사업 농협 일원화로 급물살

종전에 이원화로 추진되던 젖소능력검정사업이 97년 농협젖소개량사업소로 일원화되면서 검정사업은 사업물량의 가속화가 이뤄졌다. 또 그동안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혈통관리 부족부분은 정부의 보조금 지급조건을 우군의 혈통비율이 70% 이상인 농가에 한해서만 지급함으로써 우군 전체의 개량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우군에 대한 생산능력과 번식능력·유성분 등을 조사, 분석하여 목장경영의 지침서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검정자료의 정확성 확보로 농가소득증대와 국가적 개량사업 기반을 마련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농협중앙회 젖소개량사업소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30개 지역검정소에서 3천287농가가 젖소검정사업에 참여하여 14만1천두를 검정하여 전체 경산우 대비 62%의 참여율을 보였다. 2010년 보다는 농가가 217농가 감소했지만 지난해 연초까지 FMD(구제역)가 발생한 점을 비춰볼 때 괄목할만한 성과다.

2011년 두당평균 검정유량은 305일 보정 9천672kg에 도달하여 ICAR(국제가축기록위원회) 발표순위로 세계 상위 3위에 랭크됐다. 성년형으로 환산하면 무려 1만kg을 상회한다. 이 성적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검정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농가에 비해 4천573억원의 유대수입을 더 올렸다는 것이 검정업무를 총괄하는 젖소개량사업소의 설명이다. 이 실적은 혈통을 무시하고 추진했던 80년대 중반 전국에 1만kg이상 고능력 젖소가 7두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보면 눈부신 성장을 한 셈이다.

물론 이처럼 산유능력이 향상한데는 TMR사료와 조사료의 품질향상과 축사환경 개선 등도 작용했겠으나 이 보다는 계획교배에 의한 꾸준한 젖소개량에 기인된다.

이처럼 검정사업의 눈부신 실적과 더불어 혈통등록사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등록사업은 FMD로 전년보다 두수와 호수가 각각 9.1%·10.8% 감소하여 5만6천638두·3천78호로 집계됐지만 생후 3개월 미만 조기등록두수가 증가추세를 보이는 등 많은 낙농가가 호응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4반세기 동안 유량과 유지율 향상을 위한 개량에 치중한 반면 체형개량에는 소홀히 하여 국내 젖소검정우의 평균 산차가 2.5산으로 선진국 3.7산에 비해 낮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많은 검정농가들이 연산성·생산성·장수성을 겸비한 기능적인 젖소를 우군화 하기 위하여 주요 체형형질 24개 부위를 심사표준에 의거하여 심사를 실시하고, 개체별 체형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후대축 생산을 위해 심사사업에 적극 나선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2010년 11월에 발생한 FMD 여파로 지난해 4월부터 심사사업을 재개했음에도 실적은 계획목표 대비 14.2%를 초과 달성한 4만2천271두(1천762호)로 나타났다. 

지난해 젖소후대검정사업에 참여한 농가는 331호다. 후보씨수소 딸소 검정을 실시했고, 한국형 고능력 보증씨수소 선발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국내 TOP 0.1% 의 최고능력으로 한국형 씨수소 지구(HK-182)를 선발했다.


>>등록·심사·검정 균형 맞춰
그동안 수많은 개량사업추진의 시행착오에서 벗어나 이제 개량의 3대 사업인 등록·심사·검정의 밸런스를 균형 있게 잘 유지해 감으로써 앞으로 보다 정확하고 영구적인 개체식별로 농가소득제고는 물론 국가적 개량사업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젖소개량사업에 대한 필요성과 이해도를 제고하는 동시 심사표준에 의거한 심사기술 전수를 위한 교육과 검정농가와 낙농후계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지속적으로 뒤따라 줘야 한다. 특히 젖소개량사업의 성과를 확인·평가하고, 혈통과 능력에 의한 고능력우를 선발하여 한국형 보증씨수소 생산기반을 구축키 위한 한국홀스타인품평회도 매년 개최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외국의 도입 유전자원에 의존했던 젖소개량은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실시하는 청정육종농가사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유전자원자립화라는 기치하에 지난해 인터불 국제유전평가에 한국형 젖소보증씨수소가 처음 평가를 받은 결과, 그 능력의 우수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동안 캐나다 상위 0.3% 이내에 해당하는 고능력 수정란 300개를 매년 도임하여 추진한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을 계기로 앞으로는 청정육종농가 고능력 암소에서 생산한 수정란을 공급하기 위한 판매시스템도 구축하고, 고능력 우량 암소수정란 생산 공급센터를 설치하는 등 유전자원 확보에 보다 매진해 줄 것을 주문한다.
아울러 한국도 지난해 인터불에 처음 평가를 시작한 만큼 앞으로는 국제유전능력 평가자료를 기초로 동남아 지역에 젖소유전자원의 수출을 시도해볼만 하다. 또한 보다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한 유전체정보를 활용한 신기술과 정보교류가 보다 활기를 띠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