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정보화 시대 진정한 경쟁력

>>기자수첩

김영길 기자  2012.04.18 14:01:36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동물약품 판매실적 조회 프로그램(VPDP)이 폐지되고, 두달 가량 흘렀다. 

동물약품 업체들은 안절부절이다. VPDP가 그립다. 믿을 만한 시장데이터를 구할 수 없어서다. 영업사원들에게 시장상황을 물어보고, 이리저리 판매점과 농장을 돌아다녀보고는 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말이 달랐다. 어쩌다 공통점이 나왔다고 해도, 그것을 공신력있다고 내밀만한 수준은 안됐다. 경쟁사에서 신제품이 나왔다고 하는 데, 얼마나 팔렸는 지 궁금하다.

업체들은 가만히 사무실에 앉아서, VPDP를 보는 것만으로도 돌아가는 시장상황을 파악했다. 거기에는 제품별로 판매량, 매출액 등이 상세히 나와있기 때문에 별도 시장조사를 하지 않아도 됐다.

물론, VPDP는 유용했다. 당연히 신제품 개발에 활용됐고, 각종 시장보고서에도 필수 데이터로 쓰였다. “어라 잘나가네” 정도라면, “우리도 한번 해볼까”라고 고민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많았다. 고생고생해 제품을 하나 런칭했는 데, 좀 된다 싶더니, 후발업체들이 카피제품을 우글우글 쏟아내기 일쑤였다. 제품개발에 공들일 이유가 없었다. 그냥, 잘나가는 제품을 카피하면, 그만이었다.

형평성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경쟁사가 내 정보를 몰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도 안볼 테니 아예 내 회사 자료 공개는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 수가 한두업체 늘어났고, 제대로 보고하는 업체는 자꾸 바보가 됐다. 삐그덕 삐그덕 거렸다.

사실, VPDP는 자충수였다. 과연 어느산업에서 1급 회사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별 매출자료를 다 보여주는가. 스스로 까보일 자료는 아니다.

정보를 구하는 능력이 바로 경쟁력이다. 차별화 수단이다. 이제 업체들은 답을 찾아서 떠나야 한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우왕좌왕 헤매일 각오를 해야 한다. 기다리고 있다면, 밀릴 수 밖에 없다. 발로 뛰어 얻는 게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