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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단의 소비홍보…공동 마케팅 필요

■지상중계/ 하반기 축산물 가격 폭락 전망…선제적 대책은

기자  2012.04.23 15: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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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올 하반기에 모든 축산물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음을 지적, 선제적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한바 있다.(2596호 1면톱) 문제는 선제적 대책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계 전문가를 통해 축종별 선제적 대책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지상공청으로 엮었다.


한우, 하반기 출하집중…계획경영을

낙농, 수입 유제품 시장 잠식 막아야

한돈, 품질개선·소비홍보 역량집중

산란계, 노계 적극 도태…입식 신중히

닭고기, 규모 경쟁 ‘그만’ 수급조절을


◆종합

▲정민국 실장(한국농촌경제연구원)=축산물생산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도 있지만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것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하반기 축산물 가격 하락은 어느 한 축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축산물 전체가 맞물려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축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각 단체들의 긴밀한 공조체계가 구축되야 할 것이다. 특히 올해 한우 사육두수 조절을 위해 암소 10만두를 도태시키고 있는데 문제는 돼지 출하가 가장 많은 10월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도태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돼지도 마찬가지로 사육두수 회복속도가 너무 빨라 가을 이후에는 FMD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이다. 때문에 능력이 떨어지는 모돈의 조기 도태 등을 통해 물량 조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닭고기와 오리고기 역시 계열업체들이 몸집 늘리기에 치중하면서 물량 조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아울러 한우, 양돈, 닭고기, 오리고기 등은 모두 대체관계에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자조금을 통한 품목 홍보는 결국 시장 뺏기 밖에 안되기 때문에 국내산 축산물 소비홍보 공동 마케팅이 필요하다.


◆한우

▲정규성 소장(축산물유통연구소)=입식과 출하시기를 지금부터 조절할 필요가 있다. 

최근 유통업체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소를 구하기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농가들이 뺄 소가 없다고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반기에 가격이 좋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반기에 소 값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은 어디에도 없지만 지금 현장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다. 상반기 출하를 미룬 물량이 하반기에 집중되었을 때 그 충격은 배가 될 것이다.

무턱대고 희망적으로 보기보다는 지금보다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계획적인 입식과 출하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낙농

▲박종수 교수(충남대학교)=원유가 부족해 원활한 우유공급을 걱정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남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는 FMD이후 수정된 젖소들의 비유피크기가 집중됐기 때문이며 피크기가 지난 6월 이후에는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아직 FMD이전 수준의 젖소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생산량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가 줄어든 것이 낙농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렇다고 해서 유제품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원유생산량이 줄어들었음데도 불구하고 유제품 소비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유제품 소비는 늘어나지만 국내산 유제품 소비는 줄고 그 자리를 수입 유제품이 잠식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물론 관련단체들 역시 한목소리로 특단의 국내산 유제품의 소비증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먼저 나서지는 않고 있다.

물론 낙농자조금이 있지만 자조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유업체들도 함께 동참해야만 한다. 유업체마다 자사 유제품의 마케팅을 하고는 있지만 그 것보다 공동마케팅을 통해 국내산 시유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FTA시대 국내 낙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한돈

▲문성실 원장(선진아카데미)=공급 보다는 소비측면에 초점이 맞춰진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내산 돈육의 품질향상에 범양돈업계 차원의 보다 깊은 관심과 의지가 절실한 실정이다.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소비를 늘릴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품질과 맛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돈을 주고 축산물을 구입할 때는 맛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가 더 많은 돈을 들여 삼겹살을 찾고 있는 현실이 증거다. 

축산물의 생산유통과정을 보면 종돈, 사료, 양축에서 도축까지는 단일상품으로의 흐름이다. 즉 생산, 도축, 가공 등 품질관리의 체계적인 활동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품질을 높임으로써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하고 국내산 돼지고기를 구입할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삼겹살에 편중된 돼지고기 소비추세를 개선, 돼지 한 마리의 전체적인 가치를 높이는 것도 효과적인 가격안정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맛있는 등심’, ‘맛있는 앞다리살’에 대한 연구도 시급하다.


◆계란

▲오정길 조합장(한국양계조합)=산란계 사육수수를 감안할때 하반기 계란의 공급과잉 사태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모든 농가들이 신중한 입식에 나서되 능력이 떨어지는 노계는 과감히 도태해야 한다. 특히 노계에서 생산된 계란은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불신과 함께 또다른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적극적인 소비홍보사업도 시급하다.

우리 국민들의 계란소비량은 아직까지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소비량이 늘어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대대적인 소비촉진운동을 통해 계란소비를 10%만 늘려도 쏟아져 나오는 물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다만 소비홍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이 필수적인 만큼 산란계 농가 모두 자조금 거출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소비홍보 사업을 펼치고, 다양한 요리도 개발 보급할 수 있지 않겠나.  결국 위기극복은 우리 생산자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자.  


◆닭고기

▲정창영 대표<(주) 동우>=닭고기 시장이 매년 확대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이제 접어야 할 때다.

현실을 보자. 극심한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 예년과 같은 소비증가세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 더구나 수입통다리 해체육을 활용한 닭고기 제품 판매점이 바로 집앞에 들어설 정도로 수입육의 급속한 시장잠식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산으로 대체가 어려운 일부 부위나 제품에 시장이 국한돼 왔던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수입통다리 해체육으로 인해 국내산 시장은 최소한 5%이상 잠식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국내산 닭고기 시장만 보면 올해 정체 또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함에도 육계계열화업계는 통제기능을 상실한채 규모확대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각 육계계열화업체에서는 냉정한 시장분석을 토대로 자율적인 수급조절에 나서야 한다. 판매할 수 있는 만큼 생산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의 대응책이 가능할 것이며, 그 어느 때 보다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원산지표시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도 대폭 강화돼야 한다. 최소한 소비자들이 수입육임을 인식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 업계 내부적으로는 원가절감과 품질향상, 그리고 다양한 제품개발 및 소비촉진사업을 통해 국내산 닭고기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수입육에 빼앗긴 시장을 탈환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리

▲김만섭 대표(모란식품)=최근 생산량 증가로 인해 오리값이 크게 하락했다. 생산량이 증가한 것도 가격 하락의 한 요인이지만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이 더 심각한 문제다.

특히 이는 단순히 오리고기 한 품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체 축산물 소비가 연쇄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물가안정 차원에서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막대한 물량이 국내 시장에 풀렸다.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오리고기, 닭고기가 아니라 모든 것을 ‘고기’로 인식하고 있다. 오리고기가 없으면 돼지고기를 먹으면된다. 때문에 어느 한쪽이 과잉되거나 부족할 경우 타 육류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한우값 하락으로 인해 대대적인 한우고기 할인행사로 인해 타 육류 소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육류소비 경향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축산물 수급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육류수요예측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근거로 국내 육류 생산량은 얼마로 할 것인가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따른 사육시설과 도축장, 가공장 등의 허가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수요예측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육류생산쿼터제의 도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토종닭

▲문정진 상임부회장(한국토종닭협회)=토종닭업계는 올해 공급과잉이 예측됨에 따라 수급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 종계 자율도태 운동을 벌였다.

결과적으로는 수급안정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되며 나름 선방했다. 만약 협회에서 이 같은 사업을 벌이지 않았다면 토종닭업계는 지금 곡소리 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업계 스스로의 노력한 결과 오히려 수급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업계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수급조절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업계 종사자들이 내가 얼마나 더 많이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업계를 위해 얼마큼 희생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이다.

이와 함께 최근 축산물 시장은 어느 한 축종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축종에도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어느 한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축산업계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수급안정을 위한 축산업계간 공조도 중요하다. FTA시대에 해외 축산물이 물밀려 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국내 축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축산업계 전체가 하나로 뭉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