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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육 ‘닭강정’에 치킨시장 ‘흔들’

이일호 기자  2012.05.21 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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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취급점 기하급수적 증가…국산 시장잠식 가속화 
‘앞가림’ 바쁜 국내업계 속수무책…위기감 팽배


수입닭고기가 일명 ‘닭강정’이라 불리우는 양념치킨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업계는 대책부재속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출현한 ‘닭강정’이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치킨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근지역에 ‘닭강정’ 취급점이 없는 초중고교나 동네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취급점 숫자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3월 프랜차이즈 등록업체 가운데 닭강정 브랜드가 최다수를 차지, 그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팝콘치킨과 비슷한 크기와 포장형태로 이동중 섭취가 가능한데다 가격도 저렴,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불황형 아이템’ 이라는 점이 최근 닭강정 인기의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닭강정 제품이 전량 수입통다리 해체육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산으로는 도저히 판매가격대를 맞출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규 수요라기 보다는 기존 치킨 시장을 잠식, 결과적으로 국내산 닭고기 수요가 감소하고 수입육 시장은 확대되며 최근 생산비 이하의 산지육계가격에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육계가격이 바닥세를 헤매이고 있음에도 올들어 4월까지 4만3천123톤의 닭고기가 수입되며 전년동기 대비 무려 26%가 늘어난 현실은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닭고기 공급업체의 한관계자는 “국내산 닭고기 프랜차이즈에 대한 원료육 공급량이 지난해 보다 10%이상 줄었다”며 “닭강정은 국내 계육업계로서는 공포의 대상”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닭강정 취급점 대부분이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수입육인지도 모른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육계업계는 별다른 대응전략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한 육계계열화업체 대표는 “인수 합병과정을 거쳐 새로운 경영자를 맞이한 육계계열화업체들이 상당수”라며 “국내 계육업계의 공동대응이 필요하지만 당장 업무파악에 바쁜 이들 경영자들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느냐”고 털어놓기도 했다.   
닭고기 시장이 수입육에 의해 급속히 잠식당하고 닭고기 가격은 생산비 이하로 폭락,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막상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육계농가들도 “계열화업체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는데다 광우병사태 논란에 휩쌓여있는 정부의 관심사에도 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육에 의해 시장이 잠식 당하고, 소비자들은 원산지도 모르는 채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현실임에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국내 계육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