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깔짚 왕겨 구입난…육계농가 속탄다

대북 쌀지원 중단 등 도정량 감소…수요처는 확대

이일호 기자  2012.06.04 10:58:25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올들어 가격 2배 껑충…육계농 “돈있어도 못 구해” 

육계농가에서 깔짚으로 사용하는 왕겨 구하기가 말그대로 ‘하늘에 별따기’가 돼버렸다.
이로인해 입추지연 사태는 물론 사육형태까지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계열화업계나 육계농가 모두 별다른 대안없이 속만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왕겨공급 부족사태가 심화되면서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왕겨가격은 올들어 상승폭이 커지면서 농장마다 차이는 있긴 하나 최근에는 5톤 한차당 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무려 2배 가까이 뛴 가격이지만 그나마도 없어서 구입 못할 정도라는 게 육계농가들의 전언이다. 한 때 일부 지역에서는 80만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한 육계농가들의 피해는 심각하다.
기온이 오르고 환기가 원활해 지며 재활용이 용이해, 최근에는 그나마 나은편이지만 올초만 해도 계사를 비워놓고도 왕겨를 구하지 못해 입추가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폭등한 왕겨 구매가격을 둘러싼 계열주체와 농가의 갈등까지 표출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쌀수요 감소로 인한 도정량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 정부의 대북 쌀 지원까지 중단, 왕겨생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작용 팽연왕겨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다 제철공장의 용광로를 식히는 데 투입되는 등 그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입해 왔던 육계농가들로서는 왕겨확보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부 중간상인들의 횡포도 한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북의 한 육계농가는 “왕겨를 사용하고 있는 오리농가와도 구입경쟁을 해야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차라리 방앗간에 가서라도 훔쳐오고 싶은 심경”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육계농가는 물론 계열화업체들도  뾰족한 대안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주)체리부로의 경우 얼마전 계약사육농가와 함께 베트남까지 찾아가 톱밥으로 대체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톱밥 역시 품귀현상을 보이며 가격이 뛴 상태인데다 계사에 쓰기에는 나무 수종도 적절치 않다는 결론만 내린채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하림은 미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깔집 재활용 시스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로터리를 통해 고형물을 제거하되 암모니아 가스 발생억제제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5~6년간 사용하는 방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역시 습도가 높은 국내 환경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은데다 질병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아직까지 저변화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한국계육협회 차원에서도 왕겨의 원활한 확보방안 모색에 착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계육협회의 한관계자는 “영농조합형태의 농가조직을 운영, RPC업체들과 연계토록 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러나 무엇하나 쉬운게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앞으로 왕겨가 없어 육계사육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도 배제치 못하는 상황인 만큼 국내 육계업계가 어떠한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을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