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불황 장기화 여파…타 계열사 ‘도미노’계기될지 관심
중견 육계계열화업체인 성화식품이 계약농가에 대한 사육비 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국내 육계산업에 계열화 개념이 도입된 이래 처음인데다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여타 육계계열화업체들의 사육비 인하 도미노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화식품은 최근 육계농가에 대한 사육비를 kg당 37원 인하키로 하고 계약사육서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시점은 6월 입추분부터다.
성화식품의 한 관계자는 “농가협의회와 합의한 조치”라며 “지난해 중반부터 적자폭이 확대, 회사측의 어려움이 큰 현실을 농가들이 이해해 주고 상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인하폭 역시 농가협의회와 조율을 거쳐 걸정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복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 사육비 인하조치가 내려진 배경에 대해 “당초 3~4월 정도에 사육비 조정을 검토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다른 회사로 옮기기를 희망하는 농가들이 선택의 폭을 넓힐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중반부터 불황이 이어지면서 육계계열화업계의 적자규모가 800억 수준에 달할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만큼 성화의 이번 방침이 여타 계열화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육비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계열화업체들은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 성화식품과 이지바이오라는 모그룹을 함께 하고 있는 (주)마니커까지도 “그쪽(성화식품)과는 회사운영이나 사육수수료 시스템이 다르다”며 “우리회사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사육비 인하는 검토해 본적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화식품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불황을 계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동종업계 최고수준의 사육비 조정작업에 돌입한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15원씩 농가에 선불로 지급했던 생계품질 개선비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성화식품 입장에선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다른 육계계열화업체인 A사의 CEO는 “대한민국에서 성화식품의 사육비가 가장 높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생계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던 영업형태 때문에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지면서 성화식품으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사육비 인하 도미노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B사의 한 임원은 “적자가 지속될 경우 특단의 조치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회사 재정에 가장 비중이 큰 사육비 조정도 그 가운데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