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
발굽관리로 통증 예방…생산성↑
수익차 미미해도 멀리본다
1등급만 생산…순수익에 큰 영향
기록으로 미래 대비
기록관리, 이상시 신속처리 도와
전문가 잘 만나야
전문가와 상담…효율성 높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사료가격 상승 등으로 2011년 우유 생산비는 전년보다 12% 더 늘었다. 조수입(필요한 경비를 빼지 않은 수입)은 증가했지만 순수익은 오히려 줄었다. 젖소는 마리당 150만8천원의 수익이 났지만 2010년(181만원)에 비하면 16.7%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FMD로 모자랐던 원유 생산량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초과 원유를 발생시키지 않고 정상유대를 받기 위해서 쿼터를 추가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쿼터 가격도 상승세인 요즘 과연 한국에서 낙농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인 실정이다. 매일같이 성실히 납유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낙농인의 고생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기에 1등급 우유만을 생산하며 한국낙농을 꿋꿋이 지켜가고 있는 이들이 있어 만나봤다. 우성사료의 추천으로 만난 충남 홍성군 선우목장의 홍우태·전선경 대표는 꼼꼼한 기록관리와 끊임없는 연구 정신으로 매년 괄목할 만한 성적 향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다음은 선우목장의 홍우태·전선경 대표가 밝힌 생산성 향상 방안에 대해 정리한 것이다.
◆발굽관리 1년에 2번

홍 대표는 경력 28년의 베테랑 낙농인이다. 처음 1984년에 소 두 마리로 낙농을 시작했다. 현재는 전체 사육두수 140두, 경산우 75두, 착유두수 65두, 평균유량 36kg으로 매일 2천300kg가량의 우유를 납유한다. 홍 대표에 따르면 발굽관리는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소는 체중이 무거운 가축이기 때문에 발굽을 깎아 주지 않으면 발바닥에 살이 붙어 걸을 때마다 큰 진통이 발생한다. 아픔을 겪는 소는 생산성도 크게 낮아지기 마련이다. 이에 육성우는 1년간 1번, 착유우는 2건 발굽관리를 실시한다. 홍 대표는 “주변에 아직도 발굽관리를 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는 소만 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며 “젖소의 건강과 생산성 향상을 생각한다면 발굽관리는 필수다”라고 말했다.
◆1등급과 2등급의 차이
원유 1등급과 2등급의 유대 차이가 실제로 5원 정도다. 이에 유대 인상 후 등급을 신경 쓰지 않는 농가가 증가했다. 그러나 홍 대표 생각은 다르다. 1등급과 2등급 우유는 유대 차이만이 아니라 생산성에서 큰 차이를 보여 순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2등급이 나온다는 것은 유방염 착유소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유방염이 걸린 소는 다음해에도 유방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유대 차이가 작더라도 1등급만 생산하려 노력 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기록관리’

홍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목장과 관련한 기록관리를 철저하게 실시해 왔다. 예를 들어 착유기 안의 벨트가 3년 정도 사용해 끊어졌다는 기록을 보고 교체 기간이 되기 전에 미리 벨트를 구입해 놓는다. 고장으로 인한 낭패 볼 일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단골 동물병원에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소들의 진료카드가 모두 있다. 55번 소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주사를 처방 받았는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 이상 현상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항생제를 거의 쓰지 않고 유방염 연고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홍 대표는 “보통 이 정도 규모 농장은 한 달에 동물약품 비용이 100만원 정도 소요되는데 우리는 1/5 수준인 20만원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며 “소를 건강하게 관리하면 오히려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고 밝힌다.
◆지금 바로 처리하자
홍 대표가 목장 일을 할 때의 신조는 ‘오늘 할 일은 바로 하는 것이 제일 좋다’이다. “가장 어려운 것이 오늘 할 일을 오늘 하는 것이다”라며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이 가장 쉽지만 가장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활발한 정보교류는 윤활유
홍 대표는 ‘낙농은 남의 성적이 좋다고 내가 피해를 보는 직업군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서로 활발히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산업의 파이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 홍 대표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홍 대표는 헬스30이라는 낙농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총 11농가가 부부동반으로 모인다. 매월 1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현장 견학 등을 통해 사양관리 노하우와 사료 등을 살핀다.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홍 대표의 경영철학 중 하나가 ‘낙농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번식관리, 동물약품, 기자재 등을 전문가와 상의해 결정한다. 홍 대표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스마트폰 전문가는 아니다. 나도 사료나 TMR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지식이나 적용은 관련 전문가와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성사료로 바꾼지는 1년이 넘었다. 체계적인 관리로 거래한 후 공태일 수가 줄었다”며 “고농축 오웰빙을 급여하고 있는데 만족스럽다”고 전한다.
◆문제는 ‘쿼터’
홍 대표가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이 쿼터다. 쿼터가 낙농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홍 대표는 “걱정이 많다. 낙농의 경우 규모화를 위해서는 일정량의 쿼터가 있어야 하는데 쿼터제가 다시 시작되면 농가들은 규모화를 위해 수익의 대부분을 쿼터 구매에 사용해야 할 것이다. 소를 팔아 쿼터를 사야 될지도 모른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한 농장이 쿼터를 사는데 5~6억원씩 들여서 과연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며 “이 자금을 개량 등에 사용한다면 더 좋은 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라고 강조한다.
홍 대표는 향후 목표와 관련해 목장을 더 큰 부지로 이전해 150두 착유, 1일 5톤 납유가 목표라고 밝혔다. 목장을 현대화 하고 착유시설을 2개 목장이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장기적으로 우유 생산비를 크게 절감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홍 대표는 “낙농에는 아직 발견 못한 보석이 무궁무진하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산업”이라며 “번식성적만 개선해도 수익구조가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