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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생산비 절감 ‘숨은 고수’를 찾아서

이동일.전우중 기자  2012.06.18 10: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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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전우중 기자]

한우생산비 절감은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생산 현장에서는 지금같은 어려운 시기에도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구축해 앞서나가는 숨은 고수들이 있다. 이들에게 생산비 절감의 비결에 대해 들어본다.


원료 선구매로 원가절감·품질안정 두토끼 잡아  

현장사례 1 / 입식부터 출하까지 완전TMF 자가배합사료 급여…충북 충주 형 제 목 장 


 적절한 시기에 사료원료 한해 물량 미리 확보
 구매비용 낮추고 균일화된 배합비 설정 가능
 올 출하두수 60% 1++…평균수취가 700만원 넘어
“육질 육량 향상·사육기간 단축, 생산비 절감 첩경”

충북 충주의 형제목장은 입식부터 출하까지 완전 TMF 사료 급여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탁월한 성적을 올리면서 개방화시대의 성공적인 한우농장의 경영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자가 사료 배합기를 설치한 것은 6년 전이다. 도입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오후택 대표는 “맥주밥이 사료원료로 들어가야 하는데 한 겨울에는 맥주소비가 잘 안되니 이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였다. 그렇게 고생하고 나서 원료가 풍족하게 생산되는 시기에 많은 물량을 확보하면 가격도 싸고, 생산이 부족한 시기에도 원료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장의 한 쪽에는 1년치 사료원료로 급여할 맥주밥이 이미 준비돼 있었다.
맥주밥 뿐 아니라 깻묵, 면실, 소맥피 등 사료원료를 부족하지 않을 만큼 농장에 비축시켜 놓고 있다.
“맥주밥의 경우 여름 성수기에는 kg당 55원 정도다. 하지만 겨울철 비수기가 되면 가격이 kg당 75원까지 뛴다. 그 외 품목들도 마찬가지다. 원료가 풍족한 시기에 1년치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형제목장의 비결”이라며 “이렇게 하면 그만큼 생산비를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원료부족으로 인해 사료 배합비가 바뀔 필요가 없어 사료의 품질이 균일해 진다”고 오 대표는 강조했다. 대부분의 원료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도 원료구매가격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형제농장에서 생산한 전기 사료의 원가는 kg당 240원 정도. 일반 배합사료의 가격과 비교하면 kg당 100원 정도가 저렴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사료를 섭취하는 량이 14~15kg정도. 사육기간을 2년으로 보면 어림잡아 두당 사료비로만 100만원 정도가 절감된다.”
형제목장의 올해 출하성적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총 119두를 출하한 성적이 3등급 1마리, 2등급 2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1등급 이상인 것은 물론 그 중에서도 1++등급이 60%정도다. 
올해 상반기에 한우 시세가 불안정했던 점을 감안하고도 두당 평균 수취가격이 7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그는 “육질등급과 육량등급을 높이는 것, 사육기간을 단축해 사료비를 줄이는 것, 사료 원료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생산비 절감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투입비용을 낮추는 것 이상으로 농장에서 만들어낸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어려운 여건이긴 하지만 좌절하거나 누구에게 기대기 전에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모든 결과는 의지에서 시작된다. 축협이나 정부가 지금의 상황을 대신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 의지를 시작으로 계획을 만들어야 하고, 계획이 만들어지면 이를 반드시 실천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급육 풍미 살리고 생산비 30% 이상↓

현장사레 2 / 농업부산물 활용 화식사료 급여…전북 남원 용 궁 농 장 


5년전 ‘화식사료 배합기’ 시범 도입
농업부산물, 볏짚·물과 배합…쇠죽으로  
부드럽고 기호성 뛰어나 일당증체량 개선
분뇨량·냄새 줄고 출하성적 크게 향상

한우의 안정적 사육기반 조성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더구나 올 하반기 한우 산지가격 전망치가 그리 밝지 않아 양축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농업부산물을 이용한 저비용생산기술인 ‘화식사료(쇠죽)’로 30% 이상의 전체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절감시켜, 농장의 경영수지 안정을 꾀하는 한우농가가 있다.
전북 남원시 주천면 용궁리 소재 용궁농장(대표 노재환)이 바로 그 곳이다. 용궁농장은 130두 규모의 한우비육 농가다. 지난 5년 전 관내 6개 농가들을 주축으로 남원시농업기술센터 지원을 받아 신성이엔지(대표 신동희)가 개발하여 공급중인‘화식사료 배합기’를 시범사업으로 도입했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농업부산물 중 옥수수, 미강, 사래기, 깻묵, 두부비지 등을 혼합한 곡물과 볏짚을 80:20 비율로 섞고 거기에 같은 양의 물로  배합한 쇠죽만을 먹여 한우를 사육한다. 이를 토대로 곡물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안정적인 사육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된 셈이다.
한편 쇠죽은 우리 선조들이 옛날 여물을 끓여 주던 것에 착안해 여기에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특성화시킨 사료다. 여기에서 생산된 쇠죽은 질감이 부드러워 사료섭취량이 늘고, 곡물의 구수한 향기가 일품이라 기호성이 뛰어나다. 또한 소화력이 좋아 일당증체량이 증가하고 사료효율 개선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한우가 잘 먹는게 장점이다.
용궁농장은 생후 6~7개월 된 수송아지를 입식하여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부터 일반 농장과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일반농장은 입식 후 수송아지 거세를 한다. 하지만 이곳 농장은 생후 10개월이 되어야만 거세를 시킨다. 이는 가급적 스트레스를 분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쇠죽 공급량은 하루에 두당 7kg 내외로 급이하며 부족분은 볏짚이나 섬유질 사료를 공급한다. 아울러 단미사료나 첨가제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노재환 사장은 한 가지 팁으로 비육후기에 접어들어 다량의 깻묵을 먹이면 포화지방산을 불포화지방산으로 바꿔주는데 유효한 역할을 한다고 귀띔했다. 비육을 마친 한우는 평균 28~30개월 안에 시장에 출하한다.
최근 8마리 출하성적을 보면 모두 1등급이상으로 생체총중량은 6천205kg로 마리당 평균776kg, 도체중 평균 452kg, 출하가격은 총 5천276만원으로 두당 평균 660만원의 결과를 보였다.  
쇠죽을 먹고 자란 소는 일반고기에 비해 육즙이 풍부하고, 육질이 찰진 게 큰 특징이다. 또한 한우전통의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어 차별화된 브랜드 육성도 가능하며, 소비자 호응도 좋다.
노재환 사장은 “국내의 경우 사료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대외적인 여건에 따라 수시로 생산비는 요동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농부산물도 질 좋은 사료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남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아울러 “분뇨냄새도 많이 줄고, 분뇨량도 적게 배출돼 이리저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만의 적정 배합기술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