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소·돼지 9월까지, 닭·오리 8월부터 10월까지
등급 분류 공개…자금지원 반영·구조조정 유도
이달부터 전국 도축장에 HACCP 운용수준 평가가 실시된다.
지난달 28일 농림수산식품부는 도축장 안전·위생수준 향상과 HACCP 운용에 대한 소비자 신뢰제고를 위해 7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도축장 132개소(소·돼지 79개, 닭·오리 53개)를 대상으로 HACCP 운용수준 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도축장 위생문제에 대한 국민 우려를 감안하고 위생관리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농식품부와 검역검사본부, 지방자치단체와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며 12개 평가반을 편성해 권역별로 HACCP 운용수준 평가와 위생실태 점검을 실시한다. 소ㆍ돼지는 7~9월까지, 닭ㆍ오리는 8~10월까지 실시한다.
HACCP 운용수준 평가는 도축장 인프라, 위생관리 및 HACCP 관리사항에 대한 세부 항목별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가 이뤄지며 HACCP 운용효과 검증을 위한 미생물 검사결과를 반영하는 등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도축장 시설기준 준수 및 위생적 관리여부, 영업자와 종업원 준수사항 이행여부 등 위생관리실태 점검도 병행해 위반사항을 적발할 경우 영업정지 등 행정조치를 실시하는 등 실질적인 개선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HACCP 운용수준 평가에 따른 도축장 평가등급을 상·중·하로 분류해 공개할 계획이며 상등급 도축장에 대해서는 거점도축장인 경우 시설개선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축산브랜드에서 상등급 도축장 이용시 촉진되도록 우수축산물 브랜드 선정평가 시 도축장 평가결과를 반영키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도축장에서 실질적인 HACCP 운용이 이뤄지도록 매년 HACCP 운용수준 평가를 실시해 위반업체에 대한 행정조치, 평가등급 공개, 최우수업체 포상, 상위업체 이용 활성화 홍보, 하위업체 집중관리 등을 통해 도축장 안전·위생수준 향상과 구조조정 촉진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축업계 반응은…
민간인 평가 객관성에 의문 제기
도축업계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실시하는 도축장 위생관리실태 및 HACCP 운용수준평가계획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축산물처리협회(회장 김명규)는 지난달 28일 농림수산식품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도축장 HACCP운용수준 평가시 평가반에 소비자단체가 참여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도축장 HACCP 평가 결과 발표 시 적합여부를 평가하는 절대평가가 아닌 상중하로 분류하는 상대평가가 이뤄지는 점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명규 회장은 이와 관련 “소비자단체가 주관했던 HACCP운용평가가 다시 정부에 이관 된 배경에는 운용평가과정에서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며 “도축업계가 몇 차례 지적했음에도 바뀌지 않은 채 이 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HACCP 운용평가와 상관없이 도축장에서는 현재 파견된 검사관에 의해 HACCP작성 운영여부에 대해 일일 지도점검을 받고 있는데 또다시 정부관계자가 나와 평가한다는 점도 모순”이라고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이어 “도축장 위생관리 실태가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게 되면 어떤 도축장이 그 결과에 수긍하겠냐”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방향과 민간이 참여하는 부분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