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정체된 육가공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육가공협회 육가공기술분과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32차 육가공기술분과 학술대회<사진>를 열고 한미 FTA, 한중 FTA 등 무역 자유화 시대에서 축산식품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날 열린 학술대회에는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육류 및 육제품의 영양학적 유용성’에 대해서 발표했으며, 유호식 대경햄 대표는 축산식품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위해 ‘독일 메쯔거라이 형태의 축산물가공판매업’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한 내용을 정리했다.
신선·위생 강조한 한국형 육가공품 개발을
축산물가공판매업 신설…산업 저변 확대
▲정혜경 교수(호서대 식품영양학과)=2011년 한국인 연간 육류소비량은 38kg인데 이중 국내 1인당 육가공품소비량은 전체 육류소비량의 8.4% 수준인 3.24kg이다. 국내 육류소비량은 이웃 나라인 대만(2008년 기준 72.8kg), 일본(2010년 기준 43.8kg)에 비해서도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미래 식생활인 가공산업에서 10%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많이 아쉽다. 실제 육류섭취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과 EU의 경우 연간 육류섭취량이 120kg이 넘는 나라의 경우일 뿐만 아니라 세계 1인당 연 육류소비량은 43kg인데 한국인의 육류섭취량은 아직도 부족한 수준이다.
식육의 영양학적 가치를 검토한 결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지방의 경우 식육 대부분의 지방은 중성지방으로 단위 무게당 에너지(열량)가가 높아 성장기 청소년기에 충분한 양이 공급돼야 한다.
특히 동물성 철분과 칼슘은 식물성에 비해 흡수력이 높다.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축산물 섭취가 중요하다.
육가공품 섭취 빈도와 대사증후군 발생률과 연관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육가공품을 거의 안 먹은 사람이나 자주 먹은 사람이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일과 채소 및 육류 섭취시 유방암 발생 위험에 대해 환자와 대조군을 연구한 결과에서도 육류 섭취는 폐경 전후의 여성에서 모두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육류소비가 낮을수록 빈혈에 걸릴 확률이 높고 육류소비와 대장암의 상관관계에서도 육류소비량이 동양인의 3~4배가 되는 서양 소비자의 경우에 해당하며 평균 하루 소비량이 90g안밖의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확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 육가공품의 장점은 영양과 건강적인 측면은 물론 안정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신선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고유 식문화에 적합한 한국형 육제품개발로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
▲유호식 대표(대경햄)=현재 식육가공업은 소품목 대량생산을 하고 있으며 돈육 위주의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회사 위주의 육가공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대형유통 시장위주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식육가공업은 소품목 대량생산하거나 다품목을 소량 생산하게 될 것이다. 또한 소비자 니즈의 변화에 따른 제품의 품질과 기능이 향상될 것이다. 대기업 위주가 아닌 대ㆍ소규모 육가공 회사의 혼합시장이 형성돼 특정제품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이로 인해 제조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ㆍ소매와 축산물가공판매업이 병합된 모델로 변할 것이다.
선진국의 축산물가공판매업의 형태로 보면 ‘메쯔거라이’라고 하는 식육판매업과 즉석식품제조판매업을 형태를 띠고 있으며 중세유럽부터 발전해온 가내축산가공판매업을 했다.
이보다 발전해 델리레스토랑은 즉석식품제조판매업과 음식업을 겸한 형태와 즉석식품제조판매업과 베이커리를 합한 제과점형 즉석식품제조판매업을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목장 내에서 사육현장을 견학하고 목장내에서 메쯔거라이와 레스토랑을 합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식육가공산업은 단순 식육절단판매 위주의 영업으로 제품 다양화에 한계가 있고 선호부위 위주의 판매로 비선호부위 판매가 용이하지 않고 과다 재고로 인한 비선호부위 덤핑판매로 소비자는 선호부위를 상대적으로 고가에 구입하게 된다. 핵가족화 및 여성사회 참여확대로 가공식품선호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식육판매업이 영세해 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축산물가공판매업을 신설해 육가공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 인지도 향상과 다품목, 소량, 고급제품 판매확대로 비선호부위육 활용도 증진효과를 통해 양돈농가의 균형적 소득보존과 경쟁력 강화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