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와 수입축산물의 급속한 시장잠식으로 인해 국내 축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산 축산물의 품질저하가 또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동안 정책과 연구 대부분은 생산단계(농가)에 집중해 고품질 축산물에 초점을 맞춰왔다. 출하, 도축, 가공, 유통 과정도 식육의 품질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것을 간과해온 것이다. 한국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 아래 고품질 축산물을 만들기 위해 축산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없는지, 식육품질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은 없는지,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서 논의된 주요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일시 : 7월 12일(목) 14~17시
◇장소 : 본사 회의실(4층)
<참석자>
-김재민 사무관(농식품부 축산정책과)
-이무하 교수(서울대학교)
-김남배 회장(전국한우협회)
-이병모 회장(대한한돈협회)
-김명규 회장(한국축산물처리협회)
-박병철 회장(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
-김홍원 부장(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신승구 본부장(축산물품질평가원)
-문성실 원장(선진미트아카데미) <이상 무순>
◇사회 : 장지헌 상무(본지 편집국장)
◇기록·정리=김은희 기자
◇사진=김길호 부장
소비자 선호도 마블링 위주서 저지방육으로 이동
식육연구소 설립…‘잘 팔리는 고기’ 만들어야
마블링 중심 등급기준, 소비패턴 감안 재검토를
▲사회=수입산 축산물이 국내에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다. 수입산 축산물과의 경쟁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가격경쟁이고 또 하나는 품질경쟁이다. 우리가 품질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 고품질 한우와 한돈을 생산하는 것은 당연하고, 도축 가공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김남배 회장(전국한우협회)=하반기에는 축산물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농가는 암소가 문제이다. 암소가 정상적인 비육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지 못한 채 불안심리에 따라 홍수출하가 되는 것이 우려된다. 이럴 경우 1등급 미만이 60% 이상까지 나타나 결과적으로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는 군납이나 학교급식도 2등급 이상만 찾는다. 암소는 비육도 잘 안되는데 3등급이 나오게 되면 갈 곳이 없다. 외국에서는 노산우를 랜더링해서 기타 사료로 쓰는데 우리는 그것도 안 된다. 식육문화가 변천됨에 따라 한우 부산물도 안 팔린다. 1년 이상 되면 폐기처분하는 현실이다. 소비자가 찾지 않는 것을 보관할 필요는 없다. 오래 저장하면 품질도 떨어진다.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병모 회장(대한한돈협회)=그동안 도체 평가를 할 때 암퇘지, 수퇘지 구분을 안했다. 규격돈 기준은 암퇘지 120kg, 거세돈 114kg이 적당하다. 육가공업체들도 판매할 때 120kg의 거세돈은 지방이 많아 서로 손해 본다. 암퇘지와 거세돈의 기준 체중 조정이 필요하다. 등급기준을 바꿔야 육질이 좋아진다. 현재 1+등급이 2~3%인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 15~20%이상 나와야 특화시켜서 판매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
출하체중이 조정돼야 국산돈육이 살 수 있다. 현장에서는 생체정산을 하는데 육가공업자와 생산자 모두 도체 정산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기 바란다. 생체정산을 하다 보니 3~4kg사료를 먹여 출하하면 도축장도 2차비용이 든다.
▲김명규 회장(한국축산물처리협회)=품질이 높다는 것은 소비자가 입맛에 맞아 잘 찾는 것은 물론 가격도 적정한 것을 의미한다. 국민이 잘 찾는 고기를 만들려면 연구를 해야 한다. 90년대 초 산적은 뒷다리 살로 했지만 2000년도 들어서는 앞다리 살로 했다. 이제는 목살로 한다. 사람들이 찾는 부위가 변하고 있다.
말로만 품질향상을 외치지 말고 가격이 적당하고 맛있는 고기를 만들어야 한다. 삼겹살이 비싸기 때문에 삼겹살이 많이 나오는 돼지를 만드는 식으로, 소비자가 잘 찾는 것을 만들면 우리는 성공한다. 그러기 위해 종합적인 식육연구가 시급하다. 현재 식육에 대한 연구진, 교수, 연구 자료가 많다고 하지만 현장에선 알 길이 없다. 이제라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식육연구를 담당할 연구소를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해 식육품질을 높여나가는 방향을 찾아내고 자료공유를 활성화해야 한다. 식육연구소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만들면 고품질 축산물 생산에 대한 정책의 연속성도 유지된다. 덴마크의 식육연구소처럼 말로 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박병철 회장(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최근 육가공업계는 과부하가 걸렸다.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우리인 만큼 품질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소의 육질에는 질긴 부분도 있지만 등급이 높으면 우리가 쓰지 못하는 부위도 있다. 특히 갈비는 지방이 많기 때문에 등급이 낮은 걸 요구하기도 한다. 식자재에서는 이 부분이 민감하다. 돼지는 삼겹살의 떡지방이 가장 큰 문제이다. FMD이후 화농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떡지방과 목심의 화농이 지육에서 정육으로 넘어갈 때 수율이 평균 3% 정도 손실이 발생한다. 제조업에서 3%는 마진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기준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소비자들도 삼겹살의 떡지방을 싫어한다. 도축이나 가공도 품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가축의 품질은 생산부터이다. 사료관리에 따라서도 품질이 향상이 된다. 돼지는 후기처리 안 하고 절식 안 해도 문제가 생긴다. 등급기준에 맞도록 생산하도록 해야 할 문제이다.
▲김홍원 부장(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보통 고급육이나 고품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높은 등급으로 마블링위주였다. 초기에는 그게 맞았다. 지방이 많으면 맛있었다. 그래서 모든 연구도 그렇게 맞춰졌다. 이제는 공급자 위주의 정책을 펼치다 보니 수요자가 외면하는 단계에 왔다. 다시 말해서 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거나 느끼해서 못 먹겠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실질적으로 등급이 높으면 중량이 많이 나간다. 한우 사육기간이 2010년 평균 30.7개월, 2011년 31.3개월 등 최근 6~7개월이 늘어났다. 등급이 나올 때까지 키우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소의 경우 2002년과 2012년을 비교해보면 C등급이 1.8배가 늘어났다.
고품질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맞춰서 등급제, 개량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는 수요자 위주의 연구가 필요하다. 공신력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문성실 원장(선진미트아카데미)=고기에서 가치는 무엇이냐 하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 대비 기대이익이다. 그것은 맛과 위생, 품질이다. 품질에 대한 문제에 대해 과거에도 이야기돼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연구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겉만 봤다. 품질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나름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마블링이 지방인데 고기 맛을 평가할 때 지방은 일부분이다. 고기의 맛은 육즙이다. 지금 고기가 팔리질 않는다. 삼겹살 자급률이 50%인데 현재는 40% 근방이다. 고기는 안 팔리는데, 비싸고 고단백 부분까지 안 팔려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찾는 고기를 만들어야한다. 마블링과 등급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부분을 근원적으로 파악하고 대비해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식육연구소가 필요하다. 뭔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구가 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신승구 본부장(축산물품질평가원)=지방에 대해 자꾸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 1++는 일부만 먹고 있다. 비싸서 못 먹는다. 그러나 지방이 많아서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다. 평가원의 고민도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최근 가족형태를 보면 1인 가족, 여성이 혼자 사는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었다. 삼겹살, 목살이 안 팔리는 건 소비패턴을 못 따라 가고 있는 거다. 생산에만 신경 쓰지 말고 소비패턴이 어떻게 변하지는지 생각해야 한다. 좋아하는 등급을 만들어 팔면 된다. 등급이라는 것이, 근내지방이 고급육의 기준이라는 해석은 없다. 돼지는 지방질이 중요한데 연지방은 안 된다. 연지방은 결착력이 떨어지고 고기를 구우면 물이 빠지고 퍽퍽해진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 연구를 못했다. 앞으로는 돼지는 적당한 지방을 가진 것을 좋은 것으로 봐야한다. 이걸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료낭비도 줄이고 소비자의 니즈를 고려했을 때 맞는 것이다.
▲이무하 교수(서울대학교)=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을 생산자가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양돈, 한우 등 생산자들이 품질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하는 건 이익이 안 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를 일본에 수출할 때 품질에 대해 노력했다. 수출이 멈추고 난 후 관심이 없어졌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기의 품질 개선을 위한 어떤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1994년 미국 아이오와대학에 있을 때 미국 양돈업계가 양돈 산업의 품질 감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내용은 품종에서부터 생산, 사료, 도축, 유통 등모든 단계별로 품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조사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온 보고서였다. 우리 축산업계도 이렇게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일본은 식육소비가 정체된지 오래됐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도 우리 소비자가 얼마나 고기를 더 먹을 건지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생각하고 품질을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야 한다. 등급 기준이 바뀌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 누구 기준으로 바꿀 것이냐도 문제일 것이다. 고기생산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공동으로 의견을 모아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품질개선이 될 수 있다. 축산분야가 여기까지 온건 공감대 형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중요하다. 무조건 연구소를 만든다고 잘되진 않을 것이다. 소비자가 국산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때 연구소가 만들어져야 한다.
▲김재민 사무관(농식품부 축산정책과)=선진축산국과 비교를 하는데, 우리의 식육소비문화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선 여전히 근내지방도가 있는 고기를 찾는다. 삼겹살이 비싼 것도 시장 메커니즘이 반영된 것이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했다가 그대로 안 되면 문제다. 일례로 내가 삼겹살 좋아하니까 아이들이 먹게 되는 거고 그대로 소비패턴이 전가된다. 우리나라는 김치와 쌀 문화가 있다. 외국은 육가공이 많이 발달돼 있다.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도 고기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등급기준을 바꿀 것이냐 아니면 생산부분을 바꿀 것인지, 이런 것들에 대한 분명한 정답은 없을 수 있다. 마블링을 찾는 소비자도 있다.
각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논의가 필요하다. 각자 역할에 대한 반성도 중요하다. 반성은 전혀 없고 정부는 농가 탓, 농가는 정부 탓만 해선 곤란하다.
생산단계서부터 소비자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라는 결론이 나와서 정책적으로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각각의 주체들이 역할을 잘 하면 그것이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축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 될 것이다.
TQC<종합적품질관리> 개념 도입 필요…윤리적 소비 트렌드에 발 맞춰가야
고수요 부위 생산 확대위한 연구·개량 필요
소비지향적 도체등급 기준…생산변화 유도를
운송·도축방법 개선…가축 스트레스 줄여야
▲사회=결국 각 분야에서 소통하면서 같이 해결방안을 찾는 조직체가 필요할 것이다. 협의체, 연구소 등 강도를 좀 더 높여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제 어떻게 하면 개선방안을 찾을 것인지 논의해보자.
▲김남배 회장=80년대 초에는 마블링을 몰랐다. 92년 일본 화우농가에서 홈스테이를 할 때 송아지를 생산하면 1주일 내에 거세를 해 7개월 길러서 경매를 통해 판매했다. 그 때는 거세를 하면 소가 안 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정부 보조금을 주면서 거세를 했다. 다행히 한우 등급은 높고 품질이 좋았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1++를 받아야 제값을 받는다. 1등급 받으면 본전, 2등급 받으면 손해다. 한우가 수입육과 차별화하는 중요한 기준은 신선도이다. 수입육은 배를 타면 적어도 15일 이상 걸리는데 우리는 신선도가 좋다. 우리 식문화가 구워먹는 것이라서 문제다. 질김의 문제가 생긴다. 전남에서는 생고기로 먹는 식문화가 있다. 생고기의 경우 그날 도축한 것만 먹는다. 생고기 유통을 왜 못하냐. 도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위생적으로 도축장에서 신경쓴다면 한우는 충분히 차별화가 될 것이다. 근내지방이 잘 된 한우를 소비자가 찾고 있다. 농가에서 28개월령 출하를 해보고 36개월령으로 출하해 본 결과, 36개월을 사육해 높은 값을 받는 것을 보면 소비자가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모 회장=떡지방과 화농은 거세돈이 많다. 사료 값이 15% 올랐다. FMD 백신접종이후 화농이 증가했다. 1999년도 2만4천호이었던 농가가 지금 6천호밖에 안 된다. 경쟁력 있는 농가만 살아있다. 소비지향적인 기준을 도체 등급판정에서 만들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똑같은 돼지를 도축해도 온도체와 냉도체 평가에 따라 결과가 너무 다르다. 이게 문제다. 지금도 좋은 제품 노력하면 만들 수 있는데 값을 안쳐주니까 농가들이 안하는 것이다. 돼지 전량을 냉도체 판정으로 바꾸고 적정 가격이 형성되면 급속도로 바뀔 것이다. 그런 부분은 소비자가 원하는 쪽으로 기준을 만들면 따라 갈 것이다. 현장에서 원하는 것에 따라 품질평가가 차등화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김명규 회장=도축장에서 검사관들이 검사하는 미생물 지수가 10의 6승이었는데 이제 10의 4승이다. 건강한 사람은 먹어도 문제가 없다. 생고기도 문제없다. 도축장은 현재 HACCP 인증도 받았다. 우리는 삶아먹고 구워 먹고, 중국은 튀겨먹고 외국은 가공해서 먹는다. 우리는 우리 고유의 위생수준과 품질을 따져야 한다. 품질은 거기부터가 기준이다. 축산은 종합건축인데 도축장은 내 거밖에 몰랐다. 연구소를 만들자고 하는 건 모두 좀 털고 소비자가 찾는 고기 만들자는 뜻이다. 각자 연구 하지 말고, 여기저기 정보를 모아서 정책하는 분들에게 우리의 연구 결과를 전달해서 반영하도록 하자.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부위를 연구해야 한다. 서로 힘을 모아서 자율적 연구를 통해 정부에 제공해야 한다. 자율적인 연구소를 하나 만들어서 식육품질 향상을 주도해보자.
▲박병철 회장=식육연구소 설립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또한 연구소 설립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 협의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생산과 가공은 이익이 상충되다 보니 각자 자기주장을 많이 해왔다. 3년 전만 해도 농식품부 회의에 들어가니 생산자들이 도축ㆍ가공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협의체를 구성해 서로 소통을 강화했으면 좋겠다. 수입육과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등급표시를 했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품질이나 가격으로 보면 수입육에 밀린다. 오로지 냉장육이라는 것이 경쟁력이다.
제안을 한 가지 하면, 수입육에는 목전지라는 부위가 있다. 시중에서 목전지라고 유통되고 있는 것은 갈비의 덧살로 팔리고 있다. 갈비집의 90%는 수입육이다. 이 시장을 다시 뺏으려면 부위별 대분할 등 제도적인 여건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제도적인 부분을 풀어주면 가격을 차별화해 소비가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육가공장에는 현재 HACCP기준원, 검역검사본부, 지자체 위생연구소에서 수시로 검역을 나온다. 위생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생산에도 제도적인 장치를 제안한다. 육가공에서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비위생적 가공장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 식육판매장에도 위생적인 부분으로 기준을 잡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김홍원 부장=양축농가를 위해 출하예약제를 실시하니까 중도매인들이 좋아한다. 육색이 좋으며 부산물도 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하예약제 도입 전후를 비교해본 결과 근출혈이 60%정도 감소했다. 운송이나 출하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운송과 대기과정중의 스트레스가 품질저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무진동 차량 지원이 필요하다. 돼지는 현재 이산화탄소 질식을 하고 있다. 소도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육질이 좋아진다고 한다. 계량 평가해 공판장에 확대시킬 예정이다. 가축개량에 대해 일본과 수율 차이가 많이 난다. 등심을 많이 원하면 많이 발달할 수 있는 연구가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일본 화우와 비교해보면 지육의 수율이 8.5%차이가 나고 있고 지방은 7%가 많다. 우리가 원하는 부위가 많이 나오게 개량해야 한다. 일본은 돼지의 안심의 수요가 많아서 안심 수율이 높게 개량했다. 우리도 전체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직거래장터에서 소비자를 만나보면 갤럽 등 리서치기관에 의뢰해서 나온 결과와 차이가 있다. 비싸도 우리 것을 먹는다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인데, 현장에서 실제로 살 때는 틀리다. 눈으로 보고 지방 없애고 사간다. 소비자가 지방을 싫어하는 속내를 알아야 한다. 생산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문성실 원장=마블링이 좋으면 고기가 맛있다고 생각한다. 꽃등심과 안심을 비교하면 안심이 더 연하다. 마블링이 없는데도 그런 것은 근육의 특성이다. 맛이 좋아야 사업이 성공한다고 하는데 물어보면 맛이 좋다는 것이 무엇인지 혼동 한다. 맛이 중요하다면 지표가 있어야 하는데 추상적이다. 결국은 연도(부드러움), 고소한 맛, 안전성 등이 중요하다. 연도에 미치는 영향이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단일적인 요소만 이야기 한다. 우리가 생산한 결과물을 소비자가 맛보는데 이제부터라도 실질적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
품질이 아니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 과거에는 산자수를 늘리는 목적, 성장을 목적, 수율을 올리는 목적에 주안점을 뒀다. 품질은 논외였다. 수입육과의 차별화를 위해 이제 품질을 필수요건이 됐다. 이것을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가 초점이다.
▲신승구 본부장=축산업계는 기로에 와있다. 혼자 살거나 빠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2, 3차 육가공이 활성화돼야 할 시기다. 맞춤형 생산이 중요하다. 소비자는 닭 가슴살을 원하고 생산자는 통닭이 판매되기를 원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닭을 30일만 키우니까 도체가 작아서 가슴살이 안 나온다. 시장에서는 부분육이 활성화되는데 우리 농가는 관행적 사육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등급은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이 쓰도록 하는 것이다. 등급은 기본이다. 기준을 좀 보완해서 나가는 역할로 등급을 생각해주고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떡지방에 대해서는 심층실험을 하고 있다. 결론이 나오면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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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 사무관=사육과정의 문제, 사료의 문제, 절식의 문제, 수송 등의 문제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다. 절식문제는 농가에서 협조해야 한다. 사전 절식체계만 갖고도 품질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지육 정산 문제는 농장과 가공장이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 무진동차량 등 가축수송특장차량은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 우리나라 축산의 문제는 농장서부터 식탁에 오르기까지 축산물의 주인이 너무 많이 바뀐다는 것이다. 각 단계에서 넘기고 나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문제가 있다.
외국은 최종산물에 대한 공동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도 패커를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다. 이제 프로세스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 단계별로 답은 다 알고 있다. 어떤 이유 때문에 실천이 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도록 돕겠다.
▲이무하 교수=근본적으로 품질의 정의를 이야기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신선육만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고기의 수요자는 일반소비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식육산업은 신선육과 가공육산업으로 둘로 나뉜다. 지금 안 팔리는 고기의 산업을 활성화시킬지 고민해야한다. 축종에 따라 좋아하는 부위가 다른데 품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생산된 고기의 주인이 바뀌는 문제도 나라마다 다르다. 유럽은 정육점이 주도권을 갖고 조합을 결성해 도축장도 가지고 있다. 미국은 패커 시스템으로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모든 단계가 다 별개이기 때문에 코스트가 상승하는 것이다. 패커시스템이 주도하려면 생축 등급제가 있어야 한다. 미국은 생축등급제가 있다. 생축을 놓고 검사한다. 패커들이 농장 가서 가축을 보고 사기 때문이다. 패커가 되면 지육정산이 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서 우리나라 현실에 어떤 시스템이 맞는지 생각해야 한다.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품질관리시스템(TQC)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시스템은 양, 품질, 안전성을 넘어 이제는 윤리로 넘어가고 있다. 우리가 생산자나 유통이나 아무리 안전성을 강조해도 돈이 안 되면 안한다. 우리는 오늘 나온 문제에 대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협력해서 해결해야 한다.
▲사회=식육품질 개선을 위해선 생산자는 물론 출하,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축산물이 거치는 전체 종사자들이 각각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좀 더 보완된 시스템이나 협의체를 만들어 보자는 것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의견이라고 보여 진다. 장시간 토론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