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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D 아픔 겨우 벗었는데 공사소음·민원 걱정에 근심”

■현장에선 / 지역개발 인한 피해로 멍드는 경기 양주 ‘송라목장’

이희영 기자  2012.08.07 10: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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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목장 뒷산 공사소음…폐사·유사산
엉터리 공사에 수해·산사태 위험
배수시설 개선 요구에도 묵묵부답
전원주택 들어서면 민원제기 우려


도시화, 지자체들의 가축사육제한지역 설정, 각종 민원 등으로 축산업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는 현재 축산업을 하고 있는 축산인이라면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젖소 개량의 메카로 알려진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에 있는 송라목장(대표 김상호)도 최근 이러한 피해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송라목장의 역경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2010년 초 목장 바로 뒷산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
당시 공장을 짖기 위해 목장 뒤 야산을 파헤치는 토목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하루에도 수십차례 운행되는 덤프트럭은 물론 기반을 다지기 위한 프레카 작업 등으로 인해 송라목장의 젖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당시 목장 소들은 폐사가 발생하는가 하면 임신우들은 유사산이 발생하기도 했다.
송라목장의 역경이 그해 FMD로 절정을 맞았다. 전국적으로 발생한 FMD 쓰나미는 송라목장도 피해갈 수 없었으며 30여년간 열정으로 키워온 젖소들을 묻어야만 하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송라목장의 젖소들은 매년 홀스타인품평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정도로 우수한 개체들이 많았다. 때문에 김 대표의 아픔은 그 누구보다 컸다.
FMD의 아픔을 딛고 목장 재건에 나선 김 대표는 목장 뒤편에 들어서는 실내승마장과 전원주택단지 공사가 시작되면서 고통이 또 시작됐다.
연일 지속되는 공사소음으로 인한 피해도 피해지만 엉터리 토목공사로 인한 수해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배수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아 비가 올 때마다 목장 바로 옆으로 토사가 흘러내리는가 하면 목장 바로 앞 도로는 개울이 된다.
때문에 공사 관계자들은 물론 양주시에도 수 십차례 배수시설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로 인해 김 대표는 비가 올 때마다 노심초사다. 김 대표가 배수시설에 민감한 것은 지난 1998년 집중호우로 인해 뒷산이 토사가 밀려내려와 목장은 물론 주택을 덮쳐 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 그대로 있을 때도 집중호우가 오면 토사가 밀려오는데 산을 깎아 내리고 배수시설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는데 언제 산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더욱이 김 대표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당장은 공사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지만 실내 승마장과 전원주택이 완공되면 민원이 안나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
수 십년간 목장을 운영해 왔는데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오면 냄새 등의 민원을 제기할 경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상호 대표는 “FMD피해를 극복하고 최근 아들이 목장을 이어받겠다며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어 앞으로도 수십년간 더 목장을 운영해야 하는데 전원주택단지 등이 들어오면 목장을 접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