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휴전선 남쪽, 우리나라 최북단 청정지역에서 생산자와 유통업계가 상생하는 모델을 14년 전부터 만들어온 육가공업체가 있다. 바로 강원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에서 ‘민통선 한우촌’을 운영하고 있는 초원육가공(대표 박용수)이 그곳이다. 1차 육가공업체인 초원육가공은 2001년 처음으로 이 곳에 한우전문식당을 열었다. 강원축산의 상생모델 1번지 초원육가공을 찾았다.
브랜드 개발 총력·부분육 품질공정 인정도
불시에 자체 위생검사…품질·안전성 향상
민통선 한우촌…자체 가공·판매망 구축

청정지역인 강원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에 초원육가공이 자리를 잡은 것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마장동에서 시작한 초원의 역사는 1998년 우리나라 최고의 청정지역에 사무실과 가공장을 마련하면서 또 다른 도약의 시기를 맞았다. 이 때 문을 연 ‘민통선 한우촌’은 2008년 한우명품관의 면모를 지닌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 지금에 이르렀다.
초원육가공은 생산자와 힘을 합쳐 축산물 브랜드 사업을 하는 1차 육가공업체이다. 당연히 유통, 판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놓고 있다.
초원육가공은 2003년부터 꾸준히 부분육 사업을 실시해 쇠고기 부분육 품질공정 업체로 품질평가원에서 지정됐으며 2005년에는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에서 HACCP도 받았다.
초원육가공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위생 안전성 관리다. 자체 실험실을 갖추고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불시에 미생물검사를 실시할 정도로 위생관리가 철저하다. 직원들의 의식수준이 그만큼 높아졌고, 그 효과는 축산물 품질과 안전성 확보로 이어졌다.
초원육가공은 하루에 평균 소 30두를 작업하고 있다. 거세우를 주로 작업하며 1++등급부터 2등급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연 매출 규모는 370억 원 정도. 20년 전 16억 원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다.
초원육가공은 사업초기에 1차 육가공업체로서 판로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초기에는 소를 잡아도 팔 곳이 없어 고생한 것이다. 판매도우미까지 파견하는 노력 등을 통해 대형마트 판로도 뚫었다.
초원은 특히 기존에 식당만 운영되던 ‘민통선 한우촌’을 한우의 모든 것을 담은 복합사업장으로 준공하면서 새로운 수익창출 기반을 닦게 됐다. 지난 2008년 새롭게 문을 연 ‘민통선 한우촌’은 약 600평 규모에 농축산물 전시·판매장, 전문식당, 비즈니스실까지 갖춘 한우명품관이다. 1층에는 한우홍보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전체 1/3은 육가공시설이다.
도축장 바로 옆에 가공장을 지으면서 생산부터 유통, 가공, 판매까지 한 자리에서 가능해지면서 소위 말하는 유통단계의 축소가 획기적으로 이뤄졌다. 물론 초원육가공이 판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면에는 1차 육가공업체들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도 상존한다.
그래도 초원육가공 임직원들은 강원축산의 상생모델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민통선 한우촌’의 명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가 정성깃든 한우, 최상품으로 가공·판매
■ 인터뷰 / 박용수 대표

“바람직한 축산유통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작은 것부터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초원육가공 박용수 대표는 “농가가 잘 키운 한우가 좋은 제품으로 제대로 판매될 수 있도록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외식업체 최고경영자 수업을 듣던 도중 값 비싼 한우를 쓰기보다는 다른 서비스로 경쟁력을 찾겠다고 말하는 주위의 인식에 아쉬움이 많았다”며 “한우가 일반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품질도 좋으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화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어 “사골 등 부산물 적체로 어렵지만 OEM으로 곰탕을 가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며 “고기를 팔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