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FMD가 바꿔놓은 국내 양돈지도가 1년여만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돼지도축두수를 살펴보면 그 확연한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11월 재발된 FMD는 돼지의 대량 살처분으로 이어지면서 피해가 큰 경기도의 경우 돼지가 남아있는 농장을 손에 꼽을 정도로 사육두수가 감소, 국내 최대 양돈주산지로서 지위를 상실하기도 했다. 반면 FMD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경남지역이 지난해 도축두수 부문 1위 지역으로 뛰어오르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FMD의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 피해지역의 사육두수가 이전수준을 회복하면서 예년의 명성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2위로 단숨에 회복…1위 충북 턱밑까지 추격
‘1년 천하’ 경남 3위 추락…충남·전북도 다시 제자리
◆FMD 이전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경기도는 돼지 사육뿐 만 아니라 도축두수 부문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해 경기도에서 도축된 돼지는 모두 280만4천235두. 국내 전체물량의 19.2%에 달하는 규모다. 2위는 235만8천969두가 도축된 충북이 차지했다. 사육두수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대형 도축장이 몰려있는 지역적 특성에 따른 것이다.
181만2천71두를 기록한 경남의 경우 전국 3위에 랭크돼 있었다. 충남(147만4천988두)과 전북(145만7천21두), 경북(119만6천802두)가 그 뒤를 이었다.
◆FMD 사태
그러나 FMD사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던 경기도를 나락으로 빠져들게 했다. 살처분 농장이 확산되면서 도축두수가 줄기 시작, 지난해에는 도축두수 부문 5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도축된 돼지는 132만9천114두에 불과했다. 예년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 전체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3%에 머무르며 전년대비 7%P 가까이 떨어졌다.
충북 역시 지역내 FMD 발생과 생축반입물량의 감소로 인해 도축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체 순위가 한단계 내려앉았다.
주목할 것은 경남. 지역내 최대 양돈주산지인 김해에서 FMD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큰 피해는 면하며 153만6천263두를 도축, 전국 1위 지역으로 부상했다. FMD 이전순위에서 두단계 뛰오른 것이다. 충남 역시 경기도와 충북을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도축두수는 141만9천794두.
FMD의 영향권에서 제외된 전북지역 역시 도축두수 4위지역으로 한단계 올라섰다. 다만 FMD의 간접적인 영향에 따라 도축두수는 2010년 보다 소폭 감소한 137만7천112두를 기록했다.처음 FMD가 재발한 경북은 105만1천581두가 도축되면서 전체 순위(6위)에 변화가 없었다.
◆FMD 이후
FMD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올 들어서는 또다시 도축순위가 뒤바뀌었다.
올 상반기 102만8천124두의 도축두수를 기록한 충북이 전국 1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를 오래 지켜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FMD의 충격을 딪고 재입식에 나선 경기도 지역의 사육기반이 회복되면서 도축두수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6월까지 경기도에서 도축된 돼지는 모두 101만9천451두. 충북과는 1만여두도 채 되지 않는 간발의 차이로 2위에 랭크됐다. 지난해에 비해 무려 3단계 상승했다.
경남의 경우 77만6천907두가 도축되면서 충북과 경기에 이어 3위로 내려 앉았다. 결국 ‘1년 천하’에 만족해야 했다.
충남과 전북 역시 4위와 5위를 기록, 각각 한단계씩 순위가 떨어지면서 FMD 이전의 자리로 되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