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재고량 심각…창고 임대에 덤핑판매까지
쿼터 100%이상 초과 납유…경영 악재로
농가 “가격 차등적용해야 조합 안전경영”
서울우유가 올바른 조합경영과 낙농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탈지분유를 저가에 판매하기에 앞서 쿼터 외 50% 이상 증량 원유는 정상가격보다 낮게 지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최근 서울우유의 많은 조합원은 지난해 FMD 발생으로 하루 집유량이 1천400톤을 밑돌아 쿼터 외 원유가격을 2012년 12월말까지 정상가로 수유키로 집행부가 약속하여 집유량이 회복됐으며, 흔들린 낙농기반도 바로 잡혔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우유 하루 평균 집유량은 3월 1천896톤에서 4월 1천965톤, 5월 1천973톤, 6월 1천957톤, 7월 1천957톤으로 늘고, 폭염이 계속된 8월 들어서도 14일 1천930톤, 15일 1천960톤으로 소비량 보다 많다.
이렇게 남아도는 원유는 지난 3월부터 매일 80톤 내외를, 이 달 들어서는 130톤씩 유통기간이 1년이 넘는 탈지분유와 자연치즈, 버터 등으로 만들어 양주, 용인 등 4개 공장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 5월부터는 적체할 창고가 부족하여 곤지암 등 사설창고까지 빌려 대여료를 지불했다.
따라서 서울우유는 최근 제조원가 보다 60% 이상 낮은 kg당 4천원대에 1천300톤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72% 이상은 경쟁업체인 한국야쿠르트에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조합원이 반기지 않는 경쟁업체에게까지 덤핑판매를 무릅쓴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뤄진 무관세 수입산 탈지분유 가격이 kg당 3천800원 내외로 서울우유 탈지분유 제조원가 1만2천원 대비 32%에 머물기 때문이다.
특히 탈지분유를 많이 쓰는 제과, 제빵, 빙과 업체는 이미 가격이 낮은 수입산으로 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태로 서울우유 입장에서는 유통기간이 임박한 탈지분유를 더 쌓아놓아 봤자 대여료만 나가기 때문에 이런 무리수를 썼다는 분석이다.
또 서울우유는 임직원과 조합원 및 고객센터에 한국야쿠르트에 판매한 가격보다 kg당 1천원이 높은 5천원대에 탈지분유 50톤을 공급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연중 재고분유가 가장 많이 쌓이는 달은 3월말이다. 이 시기는 우유소비 비수기이고 학교우유급식이 재개 직전인 반면 젖소는 전년도 혹서로 인한 스트레스가 회복되어 제 능력을 발휘, 수요보다 공급이 최고조에 달할 때다.
그런데 올해 서울우유 재고분유는 오히려 3월부터 증가추세다. 이에 뜻있는 조합원들은 지난해 쿼터 외 원유도 정상가격에 집유키로 약속한 사항 가운데 과다 증량 납유량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적용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 조합원들은 쿼터보다 20∼30% 증량이 아니라 50∼70%, 많게는 100% 이상 상식을 뛰어넘게 납유하는 농가도 있어 조합 경영에 악재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쿼터 보다 50% 이상 납유 물량에 대해서는 지급가격을 차등 적용해야 조합경영은 물론 한국낙농기반을 건전하게 유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1조4천611억원의 매출을 올려 당기순이익 278억원을 올렸다. 이 실적은 전년대비 23.9% 줄어든 셈이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7억원이다. 그렇지만 300억원 어치가 넘는 재고를 모두 제조원가 60% 이하로 덤핑 처리할 경우 조합경영은 그야말로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때문에 쿼터 외 50%이상 증량 납유량은 정상가격 대비 80% 또는 그 이하 가격으로 지급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가 조합원들 사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잃어버린 제과, 제빵, 빙과 등 특수거래처를 되찾는 등 영업활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조합원들은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