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농협 조사 전국평균가 4만원대…현장선 1~2만원, 수요도 없어
불투명한 미래 사육포기 속출…사료값 폭등 예고에 전업 고려도
지난 16일 육우 2등급의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1만289원이었다. 한우 거세우 2등급 1만1천765원과 불과 1천476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평균가격 7천66원에 비해 45%나 상승했다. 이처럼 도매시장 가격만을 놓고 볼 때 육우농가들은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육우농가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육우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내년 사료값 폭등이 예상됨에 따라 아예 한우로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안감을 나타내는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젖소 수송아지 가격이 또 다시 1만원에도 거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에서 조사한 전국 평균 거래가는 4만원대로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1만∼2만원대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현상은 육우 사육을 아예 포기하고 사육 중인 육우를 몽땅 매물로 내놓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농가들이 나오다 보니 4개월짜리 송아지 가격이 30∼4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매물들이 나오다 보니 송아지 수요는 더 줄어들어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분명 육우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과 밑소인 송아지 가격이 싸다는 것은 육우농가 입장에서는 호재일수도 있지만 육우 사육을 포기하는 것은 그 만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국제 곡물가 폭등으로 인해 사료값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생산비 중 사료값 비중이 높은 육우농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송아지 가격이 싸더라도 사료값이 오르면 손해 볼 것이 눈에 선하기 때문에 섣부르게 입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육우자조금준비위원회가 육우의무자조금을 추진하기 위해 전국 육우농가들을 조사한 결과 30%가 육우사육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한우 전업을 고려하는 등 예비 포기자도 상당수 있었다고 밝혔다.
낙농육우협회 최현주 육우분과위원장은 “최근 육우농가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송아지 가격이 1만원대인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는 것은 한우로 전업하는 등 육우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