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농가 300여명 악천후 불구 한양부화장서 규탄집회
채란업 진출 중단촉구…한양 측 “더이상 확장 안할 것”

악천후도 영역없는 대형부화장의 사업확장에 반발하는 채란농가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1일 공급 과잉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산란계 농가 300여명이 한국양계TS 부화장에 모여 산란계 부화장의 실용계농장 건립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정부의 FTA 체결과 환경당국의 가축분뇨 규제강화로 채란농가들은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국민들에게 신선한 계란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대형부화장들은 산란농가와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지난해 생산비 보다 높은 병아리 가격을 유지해 농가로부터 막대한 폭리를 취했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채란업에도 진출해 농가의 작은 몫까지 챙기는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 부화업계의 직영농장 운영을 통한 채란산업 진출과 관련해 농가와의 대화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대한양계협회 채란분과위원회(위원장 안영기)와 한국양계TS, 조인, 인주부화장은 지난 14일 양계협회에서 이와 관련한 회의를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합의점 모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된 채란농가들이 한 목소리를 내며 집단 행동에 돌입, 이번 대규모 집회로 이어진 것이다.
집회 참석자 중 한 명은 “종계부화업계가 산란계 산업의 불황을 오로지 농가의 몫으로만 돌리고 방관하는 태도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는 동반자 관계여야 할 농가에 비수를 꽂는 행위이며, 농가를 단순히 돈벌이 대상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행동이라고”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를 계기로 200만수 규모의 국내 최대 산란계 농장을 보유한 조인은 더 이상의 농장 확장을 하지 않고 앞으로 농가와 상호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양계TS는 당초 “지금 당장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며 채란농가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출했으나 이날 농가들의 끊임없는 항의에 한 발 물러섰다.
이날 집회와 동시에 진행된 실무자 회의에서 한국양계TS 측은 더 이상 실용계 진출을 하지 않겠으며 양계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농가들은 “한국양계TS와 조인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부화장에서도 농가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농가들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