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오리를 제외한 전 축종이 연말까지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우의 경우 추석경기로 반짝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에는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양돈의 경우 9월 중 3천원대 이하로 하락하고 육계도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리의 경우 연초 극심한 수급불안으로 업계 자발적으로 벌인 수급조절의 효과로 인해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이동필)은 지난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4분기 축산관측 결과를 내놓았다.
11월 도축 25만2천여수, 12월 사육두수 290만두 전망
>>한우
암소감축 캠페인으로 인한 도축두수 증가로 한육우 사육마리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12월 중 사육마리수는 전년 295만수보다 1∼2% 감소한 290만∼293만마리로 예상했다.
특히 암소 감축 정도에 따라 9월에서 11월 중 도축마리수는 전년보다 19.3∼28.3% 증가한 25만2천∼27만2천 마리가 될 전망이다.
도축마리수는 증가하지만 할인행사와 추석수요로 인해 9월 중 한우 1등급 도매가격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9월의 경우 추석 수요 증가로 인해 1등급 도매가격은 지난해 1만3천692원보다 다소 오른 1만4천∼1만5천원(생체 503만∼531만원, 1등급 600kg기준)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추석 이후에는 암소 감축물량 증가와 수요 감소로 인해 10∼11월 중 가격은 1등급 기준 1만2천500∼1만3천50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농경연은 국제 곡물가격 급등과 송아지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등 한우산업을 둘러싼 여건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철저한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우농가들은 암소감축에 적극 동참할 것과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은 보다 적극적인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하고 정부도 원산지표시 단속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공급과잉 가격하락 불가피…지육가 3천원대로 폭락
>>돼지
FMD여파를 완전히 회복한 돼지가격은 공급과잉과 품질 저하로 가격이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9월 중 돼지 사육마리수는 여름철 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당초 전망치보다 소폭 감소한 9천780만두 내외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12월 사육두수 역시 모돈 생산성 저하와 기대수익 감소로 인해 960만∼980만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FMD 영향권을 벗어난 양돈은 9월 이후 돼지고기 생산량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도축마리수는 전년 동기보다 22%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돼지고기 생산량도 23%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같은 생산량은 FMD 발생 이전인 2010년 동기간보다도 11%가 많은 것이다.
이처럼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가격하락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중 지육가격은 3천700∼3천900원대에서 10월에서 12월 중에는 4천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생산량 50만톤…소비촉진·저능력우 도태 노력 절실
>>젖소
FMD로 인해 3만6천여두의 젖소가 살처분 됐지만 원유 생산량은 FMD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금년 2분기 중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동기대비 13% 증가한 55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FMD 이전인 2010년보다도 1.1∼2.1%가 증가한 것이다. 또한 3/4분기나 4/4분기도 마찬가지로 생산량은 2010년보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중 원유 생산량은 52만∼52만5천톤으로 전년대비 11∼12.1%, 2010년 대비 0.9∼1.8%가 증가하고 4분기에도 49만9천∼50만4천톤으로 전년대비 5∼6%가, 2010년 대비 1.1∼2.1%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은 지난해 기본원유가격 인상과 체세포 2등급 인센티브 상향 조정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또한 연말 정상가격으로 지급되던 초과원유에 대해 국제가격으로 환원될 것을 대비한 농가들의 생산의향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소비량은 이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어 우유 소비촉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반기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인해 사료값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저능력우의 계획적인 도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반기 사육수수 6천785만수 사상 최대…11월 최저 800원대
>>산란계
공급량 증가로 인해 계란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란계 사육수수는 역대 최고치를 연속해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산란계 사육수수는 병아리 생산량 증가로 인해 9월에는 6천627만수로 12월에는 6천785만수까지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산란용 실용계 마리수 증가와 산란율 향상으로 인해 계란 생산량은 전년보다 9.7%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사육수수로 인해 계란생산량 증가는 고스란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8월 현재 계란 가격은 전년보다 무려 33%가 하락한 937원(특란 10개기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9월에는 전년보다 20∼30% 하락한 1천∼1천100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추석 이후다. 추석이후 비수기로 접어들면 11월까지 계란가격은 전년보다 최대 40%까지 하락한 800원대에서도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은 계란 생산량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생산성 향상·수입량↑…산지가 1천400원대까지 떨어질 듯
>>육계
사육수수 증가와 함께 생산성이 좋아진 육계의 공급량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격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중 육계 사육수수는 전년보다 2.3%가 증가한 7천269만수로 전망했다.
여기에 종계와 육계의 생산성까지 좋아지면서 출하일령이 단축되면서 9월 중 도계마리수는 전년대비 4.7%가 6천63만수로 예상했다. 또한 닭고기 수입량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만875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국내 생산량 증가와 함께 수입량마저 증가하면서 닭고기 총 공급량은 전년보다 15.1%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소비는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9월 중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보다 소폭 하락한 1천500∼1천700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9월 이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1월 중에는 전년보다 최대 21% 하락한 1천400원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산지가 6천500원대 형성…업계 자율수급 조절 유지 관건
>>오리
거의 전 축종이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지만 오리의 경우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업계 자율적인 수급 조절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오리의 경우 업계의 적극적인 종오리 도태로 인해 종오리 사육마리수가 전년대비 32.5%가 줄어든 11만수, 육용오리 사육마리수는 전년 대비 17.2%가 감소한 1천260만수를 기록하고 있다.
종오리 사육마리수 감소로 인해 9월에서 11월까지 오리고기 공급량은 전년대비 9% 감소한 3만4천801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량 감소로 인해 11월까지 오리 산지가격은 전년 대비 8.5∼16.8% 상승한 6천500∼7천원(3kg기준)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냉동재고 물량이 일부 소진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지속적인 종오리 물량 관리가 필요 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오리의 경우 생산주기가 짧은 만큼 언제 상황에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F1종오리의 입식금지 및 적극적인 질병 차단방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