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울며 겨자먹기식’ 수용…주요 양돈조합 “계획없다”
돼지가격 정산시 기준이 되는 지급률 하향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침체와 사육두수 증가추세속에서 양돈농가들은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치 못한채 속만 끓이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육가공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지급률 조정작업에 착수, 대부분 업체들이 0.5~1.5%P까지 지급률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육가공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대형육가공까지 그 대열에 합류했다는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일부 대형육가공업체의 경우 추가 조정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급률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육가공업체들 역시 장려금을 줄임으로써 사실상 지급률 하향조정과 다를 바 없다는 게 농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추세는 육가공업체들의 경영난이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극심한 불황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부산물재고 마저 쌓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기존의 지급률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게 육가공업체들의 주장이다.
대형육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년간 지급률이 꾸준히 상승해 온 것은 양돈농가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돼지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돈농가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육가공업계의 지급률 하향조정 요구를 받아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충남의 한 양돈농가는 “지난달 중순 육가공업체로부터 지급률 조정통보를 받았다”면서 “불만은 크지만 다른 곳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거래선을 옮길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지금은 얼마나 많이 받느냐 보다 안정적인 출하처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위기감이 양돈농가들 사이에 팽배해져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돼지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적자폭은 더 확대 될 수 밖에 없는데다 사료가격 폭등마저 예상되고 있어 양돈농가들의 고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주요양돈조합들은 지급률 조정을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농협 본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양돈조합장과 양돈관련단체장 간담회에서 지급률 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대한한돈협회 전흥우 부회장의 질문에 이영규 도드람양돈, 이제만 대충양돈, 박재민 부경양돈조합장은 공통적으로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지급률 조정은 고려치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