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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협 협력 자원화가 가축분뇨 해결 지름길

■ 현장따라잡기 / 농협, 가축분뇨 처리 해법을 찾아서

신정훈 기자  2012.09.12 1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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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전국 축산 농가들의 가축분뇨 처리가 일각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정말 문제가 클까.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남성우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가축분뇨 처리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축산현장을 찾았다. 이날 남 대표는 충남지역에서 가장 가축분뇨를 잘 처리하고 있다는 농가들을 축종별로 잇따라 찾아 비법을 들었다. 그러나 잘한다는 농장에도 이런저런 애로사항은 존재했다. 남 대표의 가축분뇨 해법 찾기 현장을 지면에 옮겼다.


축분뇨 시설에 6억투자…250ppm 맞추려면 추가 4억

>>양돈/할렐루야농장(대표 김현병·충남 아산시 음봉면 동암리)


6천두의 돼지를 슬러리 돈사에서 일관사육하고 있는 할렐루야농장은 가축분뇨 처리시설에만 6억원을 들였다. 처리방식은 정화방류. 원수조에 유입된 분뇨를 1차 고액 분리해 고형물은 퇴비사로 보내고 액은 무산소조로 보내는 방식이다. 무산소조로 들어온 액은 폭기조, 2차 침전조, 2차 고액분리 과정을 계속 지나 고도처리조와 최종침전조를 거쳐 활성탄으로 여과 후 방류된다. 할렐루야농장의 방류수(㎎/ℓ)는 BOD 10, SS 12, T-N 468, T-P 2로 측정된다.

▲김현병 대표=방류수의 T-N을 환경부 개정안 수준인 250ppm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로 4억원 정도가 더 들어간다. 농장경영상 너무 부담이 된다. 자원화해 액비살포를 하기 위해선 지자체 수준이 아닌 중앙정부 차원서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제만 조합장(대충양돈조합)=네덜란드처럼 정부 차원에서 비영농기에 일정한 시기를 정해 퇴액비를 전국에서 동시에 살포할 수 있게 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제도적 뒷받침이 자원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자체 퇴비화 한 축분뇨 자원으로 조사료 생산

한우 / 대명농장(대표 김용민·충남 논산시 부적면 신교리)

한우 120두를 키우고 있는 대명농장은 자체퇴비화로 가축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13ha에 달하는 조사료포를 직접 갖고 있어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조사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비까지 줄이고 있다. 우사 바닥에는 현재 깔집으로 왕겨를 쓰고 있다. 대명농장은 특히 우사에 환풍기를 충분히 배치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고온기에 시원해서 소들의 사료섭취량이 줄지 않고, 바닥이 잘 말라 두 달에 한번 갈던 깔집을 여덟 달까지 쓸 수 있어 비용이 줄었다. 밤에 환풍기 강도를 높이면 모기를 줄여 소의 스트레스를 막는 효과를 보고 있다. 6개월에 한 번 퇴비사로 분뇨를 빼는데 미생물 급여로 악취가 적고 어느 정도 발효도 돼 있다. 지금은 우분을 논산축협 공동자원화센터에서 가져간다. 겨울에는 비료살포기를 빌려 조사료포에 직접 뿌려 조사료를 생산한다.

▲김용민 대표=퇴비화에 꼭 필요한 것이 깔집이다. 그러나 전화를 몇 번씩 해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톱밥 사정이 안 좋아 왕겨를 쓴다. 톱밥은 20루베에 55~60만원으로 작년 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왕겨도 20만원에서 35~40만원까지 올랐다. 톱밥 대책이 필요하다. 가축분뇨는 자원화가 해답이다. 정책초점도 자원화에 맞춰야 한다. 축산농가 스스로 악취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주변사람들도 조금 이해해주면 훌륭한 자원으로 쓸 수 있다.


경종농 농지 살포·논산축협 공동자원화센터로 

낙농 / 동호목장(대표 서해수·충남 논산시 상월면 신충리)


젖소 118두를 사육하고 있는 동호목장은 하루 1천300kg의 원유를 남양유업에 납유하고 있다.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5년 전에 충남 1호로 농지에 우사를 지었다. 동호목장의 신축 우사는 당연히 허가 시설이다. 우사 신축 이듬해 곁에 지자체 보조를 받아 지은 120평의 퇴비사도 당연히 허가를 받았다. 동호목장은 자체 조사료포와 인근 경종농가의 농지에 퇴비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해왔다. 작년 12월부터는 논산축협 공동자원화센터로 퇴비를 뺐다. 현재는 장마기간 동안 우분을 못 빼 6개월 정도 분량이 퇴비장에 쌓여 있다. 거의 매일 한 번씩 뒤집어서 숙성을 시키고 있다.

▲서해수 대표=논산축협은 3~5월 퇴비 성수기에 주로 우분을 가져가지만 7~9월에는 비수기여서 가져가기 어렵다. 아마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수거해갈 것이다. 비수기에 대비해 저장 공간을 갖고 있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평소에는 주변 인삼포에도 뿌려주는데 보통 한 번 퇴비를 뺄 때마다 150~200만원 정도가 포크레인과 차량 등 장비 비용으로 들어간다. 두 달에 한 번꼴로 200만원씩이 드는 셈이다. 축협서 가져가는 것은 비용이 안 들어 좋다. 인근 경종농가에 살포하고 싶어도 장비도 없고, 비용이 든다며 꺼린다. 우리보고 장비와 비용을 들여 뿌려달라는 것인데 비료값도 아낄 수 있는데 축산농가에게만 부담을 지으려고 하는 것은 너무 과한 것 같다.

▲남성우 대표=하루 동안 세 곳의 농장을 다녀보니 역시 정화처리방식은 돈이 너무 든다. 땅에 돌려주는 자원화가 올바른 방향 같다. 아산 음봉지역 농축협이 공동사업으로 추진하는 가축분뇨 자원화센터는 귀감이 될 만하다. 다만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축산농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정부에 대책 강구를 요구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