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업계 반발 속 1만8천수 도태키로

하림그룹의 계열사를 통한 닭고기 수입으로 농가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하림이 지난달에는 업체간의 합의를 파기한 채 육용원종계의 수입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양계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 6월 상반기 수입계획 물량인 3만수에서 5천수를 줄여 2만5천수의 원종계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 5월 열린 ‘육용원종계 및 종계 수급동향 협의회’에서 업체들이 상반기 수입 계획 물량의 10% 가량을 자율 감축하자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진 이후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이뤄진 조치다.
나머지 업체도 뒤이어 10% 가량 감축 수입하면서 자율 감축은 차질없이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문제는 하림이 지난달 11일 감축 합의를 어기고 동일한 품종(코브 종) 2만5천수를 추가 수입하면서 일어났다.
하림 측은 6월 수입 당시 항공기 운송 과정에서 수컷 물량 일부가 폐사하면서 불가피하게 추가 수입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최근 계열사의 닭고기 수입 사건과 맞물리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12일 충남 천안소재 대명가든에서 열린 종계부화분과위원회<사진>에서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함께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상황에서 혼자 이익을 얻겠다는 행위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추가 수입량은 당연히 전량 도태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농가들의 목소리에 하림 측도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림 관계자는 “현재 수입량 6천수의 도태가 진행됐으며 향후 1만2천수를 추가 도태할 계획”이라며 “공급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수급조절에 동참하겠다”라고 말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최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하림에 대한 농가들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향후 이와 관련해서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실제로 계획대로 도태가 잘 이뤄지는 지 직접 확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