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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평 공간서 새싹 조사료 500㎏ 수확…‘고곡가 탈출’ 희망 싹 틔워

하이드로팜 ‘새싹사료 수경재배시스템’ 조사료 생산 새 대안

전우중 기자  2012.10.10 10: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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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최근 사료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예견된 가운데 국내 양축농가들은 깊은 시름에 빠졌다. 곡물 수출국의 잇단 가뭄과 이상기후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동안 안정적인 조사료 생산기반 조성 미흡이 불러온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대내외 악재들로 축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산지 출하가격은 폭락하고 생산비는 가파르게 치솟는 등 농장경영의 탈출구를 찾기란 여간 쉽지만 않다. 이에 농업회사법인(주)하이드로팜(대표 박우현)이 최근 차세대 농업기술로 선보인 ‘새싹사료 수경재배시스템’이 그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어 화제다. 이에 본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우와 낙농목장 현장사례를 소개한다.

 

특수 컨테이너서 물·조명만으로 파종 6일만에 15cm‘쑥’
오메가3 다량 함유된 유기농사료…가축 체질개선 효과적

벧엘목장, 폭염에도 착유량 유지·생산비 월 500만원 절감
세길농장, 사료비 30% 이상 절감 효과·육질등급도 향상

 

일명 새싹사료로 불리는 수경재배시스템은 말 그대로 흙이 전혀 필요 없다. 컨테이너처럼 생긴 특수장비에 보리, 밀, 옥수수 등의 알곡을 육모상자에 넣고, 생육에 필요한 물과 태양을 대신한 발광다이오드(LED)빛을 쬐어주면 파종 6일 만에 15cm 내외의 새싹사료를 수확할 수 있게 된다. 알곡에 비해 8배 이상의 건물을 얻을 수 있고, 일체 농약을 사용치 않아 유기농 사료재배가 가능해 졌다.
수확된 사료에는 각종 영양소인 비타민, 미네랄, 필수지방산이 풍부하며 조단백질과 조섬유질이 알곡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가축의 체질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관계없이 365일 일정량의 사료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점도 큰 강점이다.

 

#유기농 우유생산 뒷받침…벧엘목장


실 사례로 강원도 홍천군 소재 벧엘목장(대표 김찬호)이 ‘신선새싹 수경재배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현장에 도입한 목장이다. 착유우 70마리와 건유우 10마리, 육성우 55마리 등 총 135마리의 젖소를 사육, 하루 2.3t의 고품질 유기농우유를 생산한다.
지난 20년간 낙농업에 몸담고 있는 김찬호 대표는 “사료값 안정화 없이는 낙농업의 경쟁력을 논할 수 없다”며 신선새싹 수경재배시스템 도입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며 그렇다고 사료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토지 확보도 매우 힘들다. 여기에 조사료 생산기반은 기후와 환경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수경재배시스템은 좁은 공간에서 언제든지 필요한 양의 신선사료 확보가 가능하므로, 여러모로 비춰볼 때 매우 유익한 사료작물 재배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여름 주위 목장들은 착유량이 두당 2~3kg씩 떨어져 큰 손실을 보였으나, 벧엘목장은 새싹사료를 먹여서 그런지 지난해에 비해 착유량의 변화가 전혀 없었으며, 착유우의 활력도 좋아 질병 발생건수가 없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소들의 건강증진에 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기호성이 워낙 뛰어나 잘 먹는다.
한편 벧엘목장의 하루 청보리 생산규모는 면적 20㎡(6평)인 설비에 매일 500kg씩 청보리 새싹사료가 생산된다. 한 달로 따지면 약 15톤의 물량으로 하루 보리종자 비용은 6만9천300(1천100원×63kg)원이며, 한 달에 대략 200만원이 지출된다. 1년간 생산되는 사료량은 초지 36만3천㎡(11만평)에서 생산되는 물량에 해당된다.
모든 제반비용을 제외하더라도 한 달에 약 400~500만 원 정도 생산비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김찬호 대표는 “고품질 유기농 우유생산은 일정한 사료품질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며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수경재배시스템은 앞으로 우리 농업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벧엘목장은 수입유기농 사료원료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기 위해 매일 1.5t의 새싹 청보리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추가 발주해 놓은 상태다.

 

#사료 자급 안정화…세길농장


또 다른 사례로 경북 청송군 소재. 세길농장(대표 박동근)은 한우160두 사육. 한우농가로 무항생제 및 HACCP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농장이다. 박동근 대표는 다년간 축협에 근무했고, 한우협회 청송지부 사무국장도 역임한 바도 있다.
지난 29년간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오직 한길을 걷고 있는 박 대표는 “결국 한우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형질의 한우를 발굴하여 과학적인 사양관리를 통해 좋은 한우고기를 만들어 내는데 있다”며 “특히 부존자원을 활용해 생산비를 절감시키는 것만이 농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길농장은 농업부산물 미강, 꽁깍지, 캣묵, 사과박, 콩비지, 담백피, 볏짚, 등에 자체배양한 생균제를 넣고 여기에 새싹사료를 더해 가축에게 급여시킨다. 그는 수경재배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에 대해 “지역적으로 농업부산물 수급이 원할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자급할 수 있는 수경재배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경재배 시스템을 적용한 후로 농후사료 사용량이 현저히 줄었으며, 기존 생산비에 비해 30%이상 사료비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출하 등급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종자수급에 있어 가격적인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하이드로팜 관계자는 “현재 호주로 부터 보리, 밀 등 종자수입을 검토 중이며, 국내에 수입될 경우 현 종자가격을 절반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이를 통해 수경재배시스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선새싹 수경재배시스템’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전국 각 시·군이 자체 시범사업으로 선정, 발 빠르게 복안 찾기에 혈안이다. 현재 낙농, 한우, 경주마 등 전국 13곳 축산농가에 공급되어 경제성과 생산성 검증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