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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계란·우유 등 양질 단백질원 실종…직장인 일할 의욕 떨어지고

■ 축산이 없다면/ 우린 뭘 먹나

김수형 기자  2012.10.10 15: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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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 창간27주년 제1특집

우리 일상에서 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대인의 식생활에 알게 모르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의 평범한 직장인의 삶 속에서 ‘’과연 축산물이 없다면 어떨까?’ 라는 주제로 알게 모르게 우리 삶 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축산물에 대해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아침식사, “바쁜 아침,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계란·치즈 없는 토스트·김밥이라니…

 

#간편한 것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 이재만씨의 아침
현대 직장인들은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침 식사를 하느니 차라리 5분이라도 더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 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 5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약 40% 정도가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이유는 ‘좀 더 자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시간이 없어서', ‘차려먹기 귀찮아서', ‘입맛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아침식사를 할 경우 비만을 예방해주고 두뇌회전에 도움을 줄 뿐더러 위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충고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바쁜 삶 속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 이재만씨(31)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씨의 경우, 아침식사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식사는 대부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대체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아침으로 주로 무엇을 사먹습니까? 라는 질문에 김밥, 베이글과 커피, 토스트와 우유 등을 꼽았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축산물이 사라진다면 위에서 말한 모든 음식은 먹을 수 없게 된다.
우선 김밥의 경우, 서울 시내에 김밥 전문점들도 많이 생기고 편의점에서도 천원이면 구입이 가능해 많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단골 아침식사 메뉴이다.
하지만 김밥의 종류가 다양화된 요즘 햄, 쇠고기, 치즈 등 많은 축산물들이 사용 중에 있으며 이런 식재료들은 이미 김밥에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베이글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함께 곁들여 먹는 크림치즈가 문제가 됐다. 치즈 역시 대표적인 유가공 제품으로서 자칫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베이글의 맛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토스트는 축산물의 총 집결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길거리에서 쉽게 구입 후 걸어 다니며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직장인 아침식사 단골메뉴인 토스트에는 햄, 계란, 치즈 등 축산물을 종류별로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만약 우리 일상에서 축산물이 전부 사라진다면 직장인들의 아침식사는 상당히 제한적이고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영양소 제대로 섭취해야 할 점심식사
햄 빠진 부대찌개…계란찜도 메뉴에 없어

 

#직장인의 점심식사 “무엇을 먹을지도 고민”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직장인들의 고민거리 중에 하나는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이다.
매일같이 밖에서 사먹어야 하는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만약 축산물이 전부 사라진다면 직장인들의 점심식사는 어떻게 변할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점심식사 메뉴로 부대찌개, 돈가스, 비빔밥, 가정식 백반, 김치찌개가 상위권을 이뤘다.
부대찌개에 다량으로 들어가는 축산물인 햄과 소시지, 비빔밥에 들어가는 쇠고기와 계란, 김치찌개에도 돼지고기는 필수 재료이며 돈가스는 말 그대로 돼지고기를 튀긴 음식이다.
심지어 축산물이 없다면 바쁜 일상 속에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많이 찾는 패스트푸드점도 전부 사라지게 되어 말 그대로 ‘먹을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처럼 축산물을 빼놓고는 점심식사 메뉴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자 이씨는 고민 끝에 가장 축산물이 적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정식 백반으로 메뉴를 정하고 인근 식당으로 걸음을 돌렸다.
가정식 백반에서도 축산물은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돼지고기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나 계란찜 등은 매일같이 메뉴가 바뀌는 백반 전문식당에서도 단골로 등장한다.
이처럼 만약 축산물이 없다면 ‘딱히 정해진 반찬이 없는’ 가정식 백반에서 조차 음식의 다양화를 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점심식사야 말로 직장인들이 유일하게 먹는 제대로 된 식사인데 축산물이 없는 식사 메뉴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 직장인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겠다.

 

단합·스트레스 해소위한 저녁 회식
단골메뉴 ‘삽겹살·치맥’ 더 이상 못 먹어

 

#직장인들이 많이 듣는 말 “오늘 저녁에 회식 합니다”
직장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회식이다.
회사마다 분위기가 달라 회식의 빈도수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직원의 단합을 도모하고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회식을 하지 않는 직장은 거의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회식하면 떠오르는 메뉴하면 무엇일까?
많은 직장인들이 회식 메뉴 하면 삼겹살을 생각한다. 실제로 서울시내 모 대기업에서 임직원 86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회식 때 삼겹살을 먹는다고 답했다.
또한 ‘회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삼겹살과 소주’를 선택한 사람은 무려 95%에 달했으며 2위를 차지한 ‘치킨과 맥주’도 역시 축산물이었다.
최근 웰빙 열풍으로 인해 생선의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회식 자리에서 회를 먹는다는 응답자는 15%에 그쳐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에도 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실감할 수 있었다.
이씨의 부서도 이날 회식을 가졌다. 메뉴는 역시 삼겹살이었다. 이날 회식을 했던 직원들은 삼겹살을 선호하는 이유로 ‘맛이 있어서’, ‘가격이 저렴해서’ 등을 꼽았다.
또한 생선회의 경우는 날로 먹는 음식을 기피하는 사람도 있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고기를 많이 먹는 편이라고 말하는 직원도 있었다.

 

축산물, 우리 삶 속에 이미 깊은 곳까지

이처럼 축산물은 우리의 식문화에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있다.
그동안 그저 당연하다고만 느껴왔기 때문에 축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왔던 것이다.
축산물이 없다는 가정 하에 경험해 본 하루 일과에서 먹을 것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축산업은 우리의 식문화와 직결된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각종 FTA와 규제 일변도로 나서는 정책 때문에 농가들의 어려움이 점점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도 맛있고 영양 만점인 축산물을 계속 이용하기 위해서는 농가들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소비자들의 국내산 축산물 애용 등이 함께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