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42개 축협 경제사업 물량 총 12조8천141억원
축협 당 평균 902억원…일선농협 실적 평균 세 배 넘어
여건 악화불구 사업 강화…8월말 까지 9조1천여억원 기록
경제사업이 생존 키워드
경제사업이 강한 협동조합은 모든 조합원들이 간절히 원하고, 조합 임직원들까지 꼭 만들어 보고 싶은 조직일 것이다. 지금까지 경제사업을 너무 등한시 한다는 조합원들의 불만은 필연적으로 협동조합 개혁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3월2일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이 이뤄진 배경에도 “결국은 중앙회부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야 협동조합이 다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농민조합원의 열망이 깔려있다. 경제사업 중심으로 농협중앙회 구조를 바꾸면 일선조합들의 경제사업 비중도 늘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그만큼 신용사업에 치중하는 협동조합을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농민조합원들이 처해 있는 현실은 암울하고 절박하다.
농업, 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열악해질수록 협동조합이 앞장서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농장경영을 견인해 달라는 욕구는 거세질 수 밖에 없다. 농민조합원이 마음 놓고 기댈 곳은 그래도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경제사업을 잘해온 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들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사업부문이 고루 잘 성장하는 시너지 효과라는 열매를 따고 있는 예는 우리나라 협동조합이 지향해야 할 목표점이 어디인지 증명한다.
이제 신용사업만 잘해선 조합원의 신뢰확보는 고사하고 생존조차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는 협동조합.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21일 전국농협대회에서 “국민과 조합원들이 농협은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묻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답을 해야 한다. 바로 산지조합의 농축산물 생산, 도시조합의 판매역량 강화를 통한 직거래 활성화,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중앙회의 역할로 판매농협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듯이 농협생존을 위해 경제사업의 중요성은 몇 번이고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럼 협동조합 경제사업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는 조직은 어딜까. 바로 축산분야다. 농협축산경제는 농협중앙회 안에서도 일선축협과 조합원에게 실익을 주는 다양한 사업전개로 명성을 얻어왔다. 일선축협도 지역농협이나 품목농협에 비해 훨씬 강한 경제사업 면모를 보여 왔다. 창간을 기념한 특집호에서 ‘협동조합 속으로'라는 주제로 경제사업 활성화의 선도조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국축협의 경제사업 실적을 분석하고, 눈여겨 볼만한 각 지역별 축협의 사업내용을 알아봤다.
축협과 농협의 경제사업은
현재 일선 농·축협은 모두 1천166개다. 총 조합원 수는 245만3천177명. 조합은 지역농협 967개, 품목농협 48개, 인삼협 12개, 지역축협 118개, 품목축협 24개 이다. 농협과 축협으로 나눠보면 농협 1천27개, 축협 142개다. 이들 1천166개 조합의 2011년도 경제사업 실적은 42조218억원에 달한다. 2010년 39조9천999억원에서 5.1% 성장해 지난해 처음으로 40조원 벽을 돌파했다.
그럼 농협과 축협의 경제사업 규모는 각각 어느 정도일까. 2011년 일선축협 경제사업 실적은 12조8천141억원으로 2010년 12조146억원 보다 7천995억원이 늘어 6.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축협 당 경제사업 평균은 902억원이다. 같은 해 농협은 29조2천77억원으로 전년의 27조9천853억원에 비해 4.3% 증가에 그쳤다. 농협 당 평균 금액도 284억원으로 축협 당 평균 실적이 세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2008년을 기준으로 봐도 축협이 평균 700억원에서 28.8% 성장한데 비해 농협은 235억원에서 20.8% 성장한 것이다. 일선축협이 농협보다 숫자면에서 12% 수준에 불과한 것에 비춰보면 축협의 경제사업이 상당히 앞서 있고 발전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축협경제사업 전망은
FMD 이후 생산기반이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 소비부진, 전 축종에 걸친 축산물 가격 하락, 생산비 증가 등으로 축산사업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지만 일선축협의 경제사업은 8월 말 현재 작년보다 10% 가까운 증가세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수수료와 기타사업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성장하고 있다.
농협축산경제 축산경제기획부 회원경제지원팀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2년 8월 말 현재 일선축협(142개) 경제사업 총 물량은 9조1천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8조3천25억원에 비해 9.7%(8천31억원) 성장한 것이다. 8월 말 올해 신용사업 실적 4조5천523억원, 공제사업 7천564억원과 비교하면 일선축협에서 경제사업의 비중은 63.2%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순증 실적으로 보면 신용사업은 31.6%, 공제사업은 5.2%의 비중을 보였다.
사업별 내용을 들여다보면 구매사업은 1조9천8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천193억원(19.2%)이 증가했다. 판매사업은 3조8천481억원으로 1천860억원(5.1%) 늘었으며, 마트사업은 7천326억원으로 527억원(7.8%) 증가했다. 가공사업은 2조2천739억원으로 2천408억원(11.8%) 성장했고, 생장물사업은 1천87억원으로 135억원(14.2%)이 늘었다. 수수료는 724억원으로 66억원(-8.4%), 기타사업은 835억원으로 26억원(-3%) 감소했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통틀어 비중을 보면 신용이 31.6%로 가장 높지만 판매 26.7%, 가공 15.8%, 구매 13.8%, 마트 5.1% 순으로 나타났다.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을 취급하는 가공, 판매, 마트사업을 합치면 47.6%에 달해 신용보다 16%나 사업비중이 높았다.
조합 유형별로 경제사업을 보면 지역축협(118개)이 5조7천6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4천17억원) 성장했다. 품목축협(24개)는 3조3천412억원으로 13.7%(4천14억원) 늘었다. 유형별 조합 당 평균 경제사업 실적은 양돈조합이 1천92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기타축협은 81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8월말까지 지역축협의 조합 당 경제사업 평균 규모는 489억원, 품목조합은 1천392억원으로 분석됐다. 전국축협의 조합 당 평균 규모는 641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