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27주년 제3특집
업계 ‘함께하는 축산’ 노력 이어져…부정 이미지 불식 소비자를 후원자로
인류 역사에 있어서 가축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지금도 이 같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아니 산업이 발전하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가축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원전부터 인간들은 야생동물을 길들여 가축을 이용해 먹거리는 기본이고 농사의 도구, 피복, 사냥도구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해 왔다.
특히 축산업이 대규모 산업화를 이루면서 인간들은 보다 값싼 축산물을 더 많이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요즘 이러한 가축을 기르는 축산업이 홀대를 받고 있다. 홀대를 넘어 퇴출시키려고 까지 하고 있다. 왜 값싼 먹거리를, 없어서는 안될 식량을 제공하는 축산업을 싫어하게 됐을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축산업을 없애고 국가가 원활히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절대 불가능하다. 이미 우리나라는 육류나 우유 등 축산물이 없으면 식생활 자체가 불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또 축산업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사람은 물론 연관 산업까지 고려하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다.
물론 값싼 외국 축산물을 수입해서 먹으면 되지 않겠느냐고는 하지만 이도 절대 불가능하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식량을 자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했다고는 하지만 우리 나라는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 부분에 있어서는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중요한 축산업을 놓고 이제 조금 먹고 살만하니 냄새나고 지저분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핑계로 그만 두라며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축산업계 입장에서는 대형화, 전업화를 통한 노력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축산물을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실이 처참하기만 하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정작 이러한 혜택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계란 한 개에 1천원, 우유 한잔에 1만원, 돼지고기 삼겹살 1인분에 5만원씩 먹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냐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다.
축산업계 입장에서는 계란 100개를 생산해 100원씩 판매해 1만원을 버는 것이나 과거 산업화 이전처럼 완전한 친환경적 형태로 회귀, 계란 10개를 생산해 1천원씩 판매해 1만원을 버는 것이나 수익면에서는 같다. 아니 오히려 10개를 생산하면 인건비 등 보다 수월하게 축산물을 생산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소비자들이 이러한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다. 때문에 조금 불편하고 냄새가 나도 이를 감수하고 현재의 축산업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그러면 과연 소비자들은 무조건 축산을 싫어할까? 아니다 축산업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은 축산업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다.
목장체험에 시간·돈 아끼지 않아
>>도심속 목장나들이·낙농체험목장
소비자들은 소위 말하는 냄새나고 지저분한 젖소를 만나기 위해 2∼3시간 쯤 기다리는 것은 충분히 감수하고 있다. 또 그것도 모자라 목장을 직접 찾아가 그것도 내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들고 찾아간다.
바로 낙농자조금이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하고 있는 도심속 목장나들이와 낙농체험목장이 바로 그 곳이다.
낙농자조금이 해마다 전국을 순회하며 젖소 착유체험, 송아지 건초주기, 우유아이스크림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도심속 목장나들이는 하루 평균 1만여명 가까이 다녀간다.
때문에 도심속 목장나들이를 찾아온 소비자들은 1시간 정도는 기본이며 길게는 3시간 이상 기다려야만 체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008년 첫 선을 보인 도심속 목장나들이는 첫해 부산, 김제, 서울, 원주 등지에서 6번이 개최됐으며 총 5만7천여명이 다녀갔다.
2009년에는 7번 개최됐으며 11만명의 인파가 도심속 목장 나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2010년 5회 8만4천여명 2011년에는 11만6천여명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도 서울, 대전, 함평, 남원, 포항 등 5번 개최되는 동안 6만9천여명이 다녀갔으며 하반기 3회가 남아있어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가축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도심속 목장 나들이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또 전국에 30여개의 낙농체험목장에는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털어 목장에 스스로 찾아오고 있다.
목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절대 목장에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기꺼이 감수하고 젖소들을 만지고 체험하고 즐긴다. 체험 후에는 축산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고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다녀간 소비자들은 100%는 아니겠지만 다만 몇 명이라도 축산업의 후원자가 생기는 것이다.
낙농체험뿐만 아니라 제주도 양돈산업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통통튀는 돼지 오줌보 축구·전통 흑돼지의 맛 특별
>>제주도 도새기 축제
제주도와 제주양돈조합은 매년 6월에 ‘제주도도새기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전국에 수많은 축제가 있지만 돼지를 테마로 벌이는 축제는 제주도도새기축제가 유일하다.
축제 기간 중에는 돼지오줌보월드컵, 돼지달리기대회 등 돼지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돼지가 냄새나고 환경오염을 시킨다는 오해와 달리 축제를 찾아온 관광객들은 돼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제주도 양돈산업에 대한 제주 양돈인들은 물론 도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제주도 구석구석 어느 곳을 가더라도 제주 특산물인 제주흑돼지 고기를 맛볼 수 있다. 때문에 양돈산업이 다소 불편하고 냄새가 나 관광산업의 아킬레스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양계농장, 장미향 그윽한 공원으로 소비자 유혹
>>산골농장 장미축제
또 다른 사례도 있다. 경남 산청에 위치한 ‘산골농장’이 있다. 산골농장은 전형적인 대규모 산란계 농장이다. 하지만 장미가 피는 5월이면 산골농장 인근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산골농장을 찾아오는 수십만명의 소비자들로 넘쳐난다.
산골농장은 농장 주변에 수십만 그루의 장미를 비롯해 조각공원, 산책로 등을 조성해 놓고 장미가 만개하는 5월 중순부터 한 달간 농장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한다.2000년부터 시작한 산골농장 장미축제는 벌써 10년을 훌쩍 넘어 지역 명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축산업계가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도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모든 농장들이 하나같이 친환경적으로 축산업을 영위할 수는 없는 것만은 사실이다.
갈수록 치솟는 사료값, 환경문제, 주변 민원 등 직면한 현실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다른 곳에 신경쓸 여유조차 없는 것이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이 처한 실정이다.
때문에 단 하루라도 마음 편히 돼지를 키우고, 소를 키우고 닭을 키우고 싶은 것이 축산농가들의 하나 같은 바램일 것이다.
그러려면 단순히 고기를 많이 먹어라, 우유를 많이 먹어라하는 식의 홍보 뿐만 아니라 축산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와 노력도 필요하다.
물론 전제 조건으로 깨끗하고 냄새 없는 환경에서 가축을 키우는 것이다. 이와 함께 축산인들도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되지 하는 인식에서 벗어나 함께 사는 더불어사는 농촌을 만들어 나가는데 헌신하고 앞장서야만 축산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