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석 연구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닭은 다른 가축에 비해 생산주기가 짧고 단기간에 다량 생산이 가능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축종이다. 가장 적은 사료로 가장 많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축종이라는 뜻이다.
닭고기는 고기의 양 뿐만 아니라 질적, 즉 영양적으로도 다른 육류에 비해 우수하다. 단위 무게당 지방 함량은 낮고 단백질 함량이 높다. 단백질의 품질을 따지는 필수아미노산의 조성도 우수하고, 질소의 흡수를 나타내는 생물가도 높다. 소량 함유된 지방도 조성면에서 건강에 유익한 편이다. 즉 근육내 함유된 각종 막지질이 주요 지방성분이므로 인지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콜레스테롤 함량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0.68kg이다. 세계 최대 닭고기 소비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의 66.2kg, 미국 46.2kg, 일본의 15.0kg보다 훨씬 적다.
우리나라도 닭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나름대로 사육과 가공, 소비에 이르는 인티그레이션으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는 전업농 육성, 도계장의 시설 현대화, 브랜드화, 냉장유통 체계 개선, 위생 증진 등에서 노력해왔다.
닭고기의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선택하고 향유할 수 있는 적극적인 닭고기 품질증대 방안과 가공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① 닭의 평균 출하체중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 닭고기는 서구보다 어린 닭을 이용하기 때문에 닭고기가 지니는 고유한 육향(Flavor)과 조직감에서 불리하고 다양한 가공 조리제품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
② 양념을 위주로 맛을 내는 제품에 국한시키지 않고 고기 자체의 육질이 반영될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해야 한다.
③ 닭고기로 만든 음식이 이제 더 이상 서민음식이 아니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닭고기 인식조사에서 87.3%가 중급식품, 8.3%는 고급식품, 4.4%는 저급식품으로 평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므로 닭고기는 패스트푸드점 뿐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서 중후하게 먹을 수 있는 귀족음식으로도 자리 잡아야 한다. 소비자가 맛을 비교하기에 앞서 쇠고기에 비해 값싼 고기라는 이미지를 주어서는 안된다.
④ 닭고기 가공제품의 판매와 소비처가 한정되지 않아야 한다. 닭고기 가공제품이 일정한 상태에서 판매되고 패스트푸드와 같이 일정한 장소에서 소비된다는 고정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닭고기 가공제품이 일반 레스토랑의 메뉴에도 등장해야 하고, 가정과 학교 급식에서도 일반 식육 조리제품과 혼용해 유통되어져야 한다.
⑤ 이제 우리나라 전통의 닭요리를 체계적으로 연구ㆍ개발 및 산업화해 발전시켜야 할 때가 됐다.
지금까지 닭고기의 소비패턴으로 서구의 패스트푸드의 산업의 예를 많이 들었다. 백숙, 삼계탕 옻닭, 춘천닭갈비, 안동찜닭 등 대표적인 우리의 닭요리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소홀히 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닭요리를 계승 발전시켜 차세대까지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전통 닭고기 음식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소비자와 함께하는 닭고기 문화사업으로 발전시켜 지역축제나 특산물 홍보물로 상징되고 문화로서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들을 착실히 수행하고, 더 나아가 이와 같이 시장을 확대해 늘어난 소비물량이 수입산으로 채워지지 않도록 우리 양계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일심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산업체에서는 한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처럼 닭고기 가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닭고기 연구에 지원이 약하거나 공동연구를 하지 않을 경우 관련자의 참여와 공유의 장이 좁아지고 무관심으로 이어져 닭고기 산업 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산 닭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닭고기가 지니는 편이성, 다양성, 건강성을 강점으로 살린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경제적이고 영양이 풍부한 닭고기가 더 많은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