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6만6천여명 관람·매출액 4억9천여만원
한산한 분위기 아쉬워…소비자 접근성 고려해야
자치단체-브랜드 자매결연…도·농 교류 큰 성과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aT센터 전관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축산물 브랜드 페스티벌이 4일 간 누적 방문객 6만6천100명(20일 오후 4시 집계 기준)이 다녀간 가운데 막을 내렸다. 페스티벌을 주관한 농협은 행사를 마치면서 17일 1만2천명, 18일 1만3천800명, 19일 2만1천700명, 20일 1만8천600명이 전시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19일 전시장을 찾은 방문객이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선 서초구 관내 12개 동에서 부녀회 회원 등 주부들이 대규모로 찾았고, 서초구 의용소방대원도 단체관람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4일 동안 축산기관단체를 제외한 73개 경영체(지역관 45개, 독립관 27개)가 진행한 축산물 할인판매행사 매출액은 4억9천134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스크래치카드 미정산액 2천200만원과 매일 조사 시점에서 매출파악이 덜된 부스를 고려하면 매출액은 몇 천만 원 정도 더 늘어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집계된 수치만 보면 가장 많은 축산물을 판매한 경영체는 한우부문 대상 수상 브랜드로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첫 날 2천만원부터 마지막 날 3천200만원 등 총 1억1천만원을 팔은 참예우다. 두 번째는 지역관에 있던 홍성축협이 총 2천575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방문객과 매출액만 놓고 보면 개막 첫 날부터 너무 한산하다며 푸념을 늘어놓던 경영체 관계자들이 많았던 점에 비해 나름대로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행사장 전체적으로 ‘페스티벌’ 분위기가 잘 나지 않았다는 등 일부에서 나타난 불만은 이번 페스티벌이 몇 가지 과제를 남겼다고 생각된다.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볼 문제는 페스티벌 개최 방식과 시기, 그리고 장소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페스티벌이든 어떤 행사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기준점은 바로 ‘사람’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북적여야 된다. 찾는 이들이 많으면 당연히 브랜드 경영체들이 원하는 홍보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축산물 판매매출은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작은 성과일 뿐이다.
인파가 북적이는 축제장을 만들어야 한다면 지금처럼 도심 한 가운데 꽉 막인 실내 행사장만을 계속 고집해야 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실내 행사장을 고집하더라도 올해처럼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장소를 굳이 선택할지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지금처럼 브랜드별로 많은 비용을 들여 판에 박힌 것 같은 부스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 고개를 젓는 경영체들이 많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좋은 내용, 잘한 부분 보다 아쉬운 것이 더 잘 보이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많은 경영체 관계자들이 탁 터놓고 말하지 못하면서도 섭섭해 하던 속내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내년에는 보다 성숙하고 세련된 생산자와 소비자 축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올해 페스티벌에서 농협축산경제와 서초구의 도농상생협약, 그리고 서초구 주민자치센터 중에서 원하는 동 들이 원하는 경영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부스를 찾아 축산물을 매개로 지속적인 교류를 약속하는 모습에선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면 서로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성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