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전국 최고를 뽑는 한우경진대회가 지난달 30일, 31일 양일간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 남성우)와 한국종축개량협회(회장 이재용), 전국한우협회(회장 김남배)가 공동 주관해 농협 안성팜랜드에서 열렸다. 경진대회는 도별 예선을 통과한 경산우(23두)와 미경산우(23두), 암송아지(22두)가 개별부문에서 경쟁했고, 농장부문에는 12농가(각 3두씩)가 출전했다. 고급육생산 어미소부문에도 8농가(10두)가 참여했다. 지난달 29일 농협안성팜랜드로 이동한 한우들은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심사를 거쳐 총 16두(농가)가 선발돼 대통령상, 총리상, 장관상 등을 받고 상금도 받았다. 한우능력평가대회 시상식과 지자체 평가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영예를 안은 수상자들과 경진대회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 경진대회 이모저모
출품우 균형미·자질 크게 향상
○…대회에 참가한 출품한우들은 모두 체고, 체장, 흉심 등 체적과 균형은 물론 자질, 품위 및 번식형질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 그러나 대부분의 출품우가 제각이 안 되고 순치마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계류장에서 평가회장으로 이동하는 사이 이리저리 날뛰는 풍경이 속출하기도 했다. 출품우를 이끄는 축주들의 자세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심사위원들 이틀간 공정 심사 최선
○…이번 대회 심사위원회는 이재용 종축개량협회장을 위원장으로, 김종복 강원대 교수, 나승환 축산과학원 연구관, 김창엽 농협한우개량사업소 검정부장, 정용호 종축개량협회 부장이 심사실무단 심사위원으로 활동. 위원들은 대회의 꽃인 경산우 부문 2단계 심사에서 예비심사를 거친 6두에 대해 비교심사를 무려 30분 동안 꼼꼼히 실시하고, 두 차례 회합을 통해 강건성이 약하고 번식형질이 낮은 308번과 320번 개체를 본선에서 제외하는 등 이틀 동안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에 최선을 다하기도.
입상 농가 “소값 하락 심화…마냥 기쁘진 않아”
○…이번 경진대회에서 각 부문별 상위 입상을 한 농가들은 목장의 명예는 물론 부상까지 받았지만 최근 산지 소 값 하락에 그늘진 웃음으로 일관. 충남 예산에서 한우 100두를 기르는 박연교 부수골목장 대표(예산축협 전 조합장)는 한우 미경산 부문에서 최고 영예의 최우수상(장관상)을 차지했지만 마냥 기쁘지 만은 않다고. 박 대표는 최우수상을 받은 미경산 한우를 쓰다듬으면서 이런 수정단계에 접어든 암소가격이 지난해 230만원 내외였던 것이 최근 120만원 내외로 하락하고, 6∼7개월령 한우 암송아지도 지난해 170만원에서 최근 80만원으로 절반으로 하락했다고 토로. 그는 과거 3∼4개월령에 가축시장에 나왔던 송아지는 이제 5개월령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매기가 없다면서 정부가 산지 소 값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상 수상우 경매서 1천510만원에 낙찰
○…경진대회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경기 가평 강재영·임일순 부부가 출품한 301번 한우는 시상식 후 진행된 경매에서 1천510만원에 낙찰. 처음 7~8명의 경합으로 시작한 경매는 1천500만원까지 두 명으로 압축됐다가 마지막 낙찰자는 농협안성팜랜드로 결정.
각 업체 홍보관 설치…농가 대상 홍보전
○…대회가 진행되는 이틀 동안 팜랜드 아그리움 앞 광장에는 농협의 한우홍보관을 비롯해 단체들과 축산기자재업체가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홍보전을 펼치기도. 특히 한우능력평가대회 입상 한우의 등심을 전시한 종축개량협회 부스에 많은 농가가 북적여. 따뜻한 어묵을 준비한 농협사료 홍보부스는 최고 인기를 끌기도. 조용환·신정훈·이동일
“충실하게 기본 지킨 것이 비결”
>>인터뷰 / 대상 수상자 신천목장 임일순 씨
“기본에 충실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 같다.” 한우경진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기 가평 신천목장의 임일순씨는 “수상을 전혀 예상 못했다면서 꿈만 같다”고 말했다. 남편 강재영씨를 대신해 시상대에 오른 임 씨는 33년 전 한우 1마리로 시작한 농장이 어느덧 63마리까지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우리농장에서는 절대 외부에서 송아지를 사오는 경우가 없다. 전부 우리 농장에서 나고 자란 것들만 키우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며 “농장 내에 사육되고 있는 암소가 거의 대부분 5산이 넘는다. 대상을 받은 소도 우리농장에서 나고 자랐고, 송아지도 여덟 마리나 생산했다”고 말했다.
임 씨는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해준 우리 소에게 너무 고맙다. 대상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더욱 더한 사랑으로 한우를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