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순환감염 등 가능성 제기…증거없어
지난 6월의 제주도 돼지열병 백신주 검출에 대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원인규명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원인불명의 수수께기로 남은채 봉합될 가능성이 커 제주지역 양돈농가들은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백신주 검출
제주도 돼지열병 방역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채혈검사 과정에서 지난 6월19일 제주도 한림읍 소재 모돈 155두 규모 양돈장(육성·비육 1천202두)의 돼지 13두 가운데 10두에서 돼지열병 항체가 검출됐다.
제주동물위생시험소는 해당농장에 대한 2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돈은 100%, 육성 및 비육돈의 경우 69.7%의 항체양성률을 보이자 전두수 도태 처분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인근의 6개 농장은 물론 역학관련 30개 농장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백신주 검출농가에 돼지를 판매한 2개농장 역시 음성이었다.
방역당국은 제주지역내 도축장에 대한 긴급 모니터링 결과 289개 농가 모두 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신접종 가능성
그동안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백신접종에 따른 검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모돈의 항체양성률이 100%에 달하는 등 해당농장의 전 연령층에서 항체가 검출된 것은 물론 사육일령에 따른 항체 양성률 추이 등이 전형적인 백신접종 패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장주가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데다 백신구입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사용했던 써코자가백신에 따른 백신주 오염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됐다.
◆백신주 순환감염 가능성
지난 2004년 돼지열병 백신주가 대거 검출되면서 134개 농장의 백신주 항체양성 모돈을 지난 2009년까지 모두 도태한 상황. 그런데 이번 백신주 검출 농장의 경우 지난 2004년 3월 인수 후 백신주 항체가 검출된 5개 농장을 비롯해 여러농가에서 다양한 일령의 돼지를 수차례에 걸쳐 구입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를 토대로 백신주 검출농장에서 유입된 오염돼지가 면역저하 질병과 복합감염에 의해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치 않았다.
그러면서 지난 2010년 4월 채혈을 통해 음성으로 확인된 모돈 혈청을 올해 검역검사본부가 재검사한 결과 2개농가 2두의 돼지에서 양성이 검출된 사례를 지목했다. 이들 농장에서 2006년과 2007년 모돈항체 양성축이 발견돼 도태조치가 이뤄진 만큼 양성축 도태 완료 농가에서 3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양성개체가 나올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2004~2005년 제주도에서 검출된 백신주와 99.7% 일치된다는 점도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확인은 불가능하다는게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사료오염 및 육지유입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추후대책
검역검사본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주농가에 대한 혈청검사 모니터링 강화를 권고했다. 현재 3개 채혈구간별 3~10두로 돼있는 검사대상두수(연 3회)를 6두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
모돈 및 노폐돈의 경우 제주지역 도축장 출하 전두수에 대해 혈청검사를 실시토록 하되, 육지로 반출되는 경우 정기적인 검사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권진 제주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장은 이에대해 “1개농장에만 국한된 만큼 농가들의 별다른 동요는 없지만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청정 제주이미지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면서 “다만 방역당국의 채혈검사 확대는 농장방역상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문신을 통한 돼지이력제가 전면실시될 예정인점을 감안, 도축후 검사 강화 방안을 방역당국측에 요구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