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대형화 추세에 물량 쏟아져 폐업 속출
양계협, 할인 방지위해 산지 실거래가 발표
공급과잉 방지 종계 쿼터제 부활 논의도
2012년 산란계 업계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적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10년 12월, 고병원성 AI의 발생으로 산란계 189만 마리 및 산란종계가 매몰처분 된 이후 지난해 농가들이 입식을 늘리면서 수급조절에 나섰고 동시에 농장의 대형화가 진행되며 올해 사육 마리 수는 6천438만마리에 이르는 등 사상 초유의 사육수수를 기록했다.
공급 과잉에다가 소비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물복지인증제 시행과 계란 포장 의무화 등 산란계 산업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됐고 농가들은 경영 적자에 까다로운 유통구조, 생산조건 충족 의무까지 삼중고를 겪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산란계 산업에서 큰 이슈 세 가지를 꼽는다면 대형화, 난가현실화, 쿼터제 부활을 꼽을 수 있다.
자율경쟁 체제 속에서 계사를 증축, 농가가 기업화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곧바로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고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농가가 속출했다.
이로 인해 폐업하는 농가들은 이러한 공급 과잉 사태는 정부의 정책적 실패인 만큼 폐업보상금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폐업보상금은 FTA로 인한 수입 증가에 대한 피해에만 한정하고 있어 산란계 농가들이 이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현재는 없는 상태이다.
대형화는 종계 부화장에서도 부추겼다.
일부 종계 부화장에서 대규모의 산란 실용계 농장을 건립한다는 얘기가 전해졌고, 이에 농가들이 한양부화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농가들은 부화장에서 동업자의 정신을 갖고 농가 죽이기가 아닌 상생에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부화장 관계자들은 농가들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 산업 안정화에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일단락됐다.
난가현실화도 올 한해 뜨거운 이슈였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7월2일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D/C(산지할인거래)를 없앤다는 취지로 현실화된 가격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이후에도 난가의 등락과정에서 또 다른 D/C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상인에 의한 D/C냐 생산자에 의한 D/C냐 문제를 놓고 생산자와 유통상인의 갈등이 증폭되기도 했다.
결국 생산자도 유통상인을 영업사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유통상인도 생산자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갈등이 잠잠해졌지만 유통문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종계 쿼터제 부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공급 과잉 문제가 좀처럼 해결 실마리를 보이지 않자 대한양계협회 채란분과위원회는 부화장 대표들과 함께 지난 2004년 시행하다 폐기된 종계 쿼터제의 부활에 대해 논의했다.
부화장 대표들은 올해와 내년 총 입식 물량을 100만수가 넘기지 않도록 하며 수급조절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양계협회도 2004년 실시하던 쿼터제가 농가들이 환우에 나서기 시작,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에는 부화장에서 수급조절을 위해 종란을 액란처리해 식용란으로 공급하기로 하는 등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올해는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였고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농가들은 올해 노력의 결실이 내년에는 반드시 맺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