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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품 개발…차별화된 소비시장 확보해야

■ 초점 / 되풀이되는 육우송아지값 폭락…원인과 해결책은

이동일 기자  2012.12.28 10: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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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한우 공급증가 영향·전-폐업 늘어 송아지 적체↑
안정적 소비시장 부재…한우·수입육 사이서 흔들
지난해 군납으로 전체 20% 소진…올 상황 불투명
풍미·가격 장점 활용 다양한 제품개발 등 전략 필요

 

▲현 상황=경기도의 한 낙농가는 최근 분만한 육우송아지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착유를 위해 젖소의 임신과 분만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고, 이 과정에서 생산된 육우송아지는 그 동안 육우사육농가에서 초유를 떼면 바로 전량 수거해 갔지만 이번에 분만한 송아지까지 총 3마리의 육우송아지를 3개월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가져가지 않고 있다.
이 농가는 “낳은 송아지를 어쩔 수 없어 우유와 사료를 먹여가며 키우고 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가져가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가 입장에서 육우송아지를 사육하는 것은 키우면 키우는 만큼 농장경영상 손해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살아있는 생명을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농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지난해 한우사육두수의 증가로 쇠고기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 육우도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육우업계에 따르면 상당수의 육우농가들이 배합사료의 비중이 높은 이유로 사료비 인상 등 생산성을 맞추기 힘든 육우사육에 어려움을 느끼고, 한우나 타 축종으로 전업 또는 폐업하면서 육우송아지의 적체를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인=근본적으로 육우의 안정적인 소비시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국내 쇠고기 시장은 한우와 수입육으로 양분돼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화우와 교잡우, 육우, 수입육이 명확히 구분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의 육우 시장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낙농육우업계는 육우데이(6월9일)를 제정하는 등 국내산 육우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시장이 좁다보니 우유생산 과정에서 생산될 수 밖에 없는 육우송아지가 갈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지난해 초 육우가격 폭락으로 인한 해결 방안으로 군납물량이 확대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농가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군납물량으로 공급된 육우고기는 전체 생산량의 20% 수준이었다. 육우업계로서는 만약 올해 군납이 어려워질 경우 20%의 육우고기 공급량을 어떻게 소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책은=낙농업계에서는 우선 단기적으로 올해도 군납물량 확대공급을 통해 육우수급의 길을 열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육우 소비시장 확대를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우나 수입육과 차별화되는 육우만의 차별화된 소비시장이 없이는 육우문제는 끊임없이 낙농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
한우와 수입쇠고기의 경계에서 제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한 관계자는 “한우의 경우와 달리 육우의 경우 다양한 가공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육우육포의 경우 기름기가 적고, 수입육에 보다 풍미가 뛰어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우에 비해 원료비 부담이 적은 육우 가공품의 개발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한우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쇠고기보다 우수한 품질의 육우를 공급하는 것이 현재로서 육우업계의 숙제다. 다양한 시장 확대 전략과 함께 유통구조 개선 등의 제도적 정비도 있어야 하겠지만 육우사육농가들의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