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축산개척 원로 주축 결성…올해로 23년째
회원 14명 평균연령 80세…매월 둘째주 모임 가져
풍부한 경험 바탕 현안 해결방안 모색에 중지모아
23. 2. 12. 14. 91.
위 숫자는 어느 사람의 나이나 과목의 점수를 나열한 것이 아니다. 올해로 23년 째 매월 2째 주 12시 서초동에서 만나 축산업 발전방안을 숙의하는 원로축산인 14명이 몸담은 ‘91회(九一會)’ 모임과 관련된 숫자다.
91회는 불모지였던 한국축산분야를 개척해온 축산관련학계와 축산행정 및 연구를 맡아 온 축산원로들이 현재와 미래의 한국축산 발전을 위해 그 대화와 소통의 길을 열기 위해 1991년 9월 13일 결성됐다.
창립회원 7명 가운데 5명<이용빈 교수(서울대), 이재근 교수(고려대), 윤희섭 교수(건국대), 황영구 고문(종축개량협회, 축산국장), 김영한 국장(축산국, 축산시험장장)>은 작고하고, 송계원 前교수(서울대·90세)와 오봉국 前교수(서울대·89세)두 분이 남아있다.
그동안 영입된 회원 16명 가운데도 축산국장과 충남대 교수를 역임한 지설하 교수와 한국육가공협회 부회장을 지낸 김동곤 부회장, 가축위생연구소장을 역임한 이창구 소장, 축산기술연구소장을 지낸 정선부 소장 등 4명도 이미 故人이 됐다.
따라서 현재 회원은 최창해 前교수(서울시립대·90세), 이근상 前장장(축산시험장·82세), 오재정 前고문(마니커·82세), 박근식 前소장(가축위생연구소·80세), 송찬원 前회장(축협중앙회·80세), 김남용 前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80세), 임경순 前교수(서울대·79세), 조병대 前회장(한국종축개량협회·76세), 김현욱 前교수(서울대·75세), 김진의 前대표(제일사료·75세), 이수헌 前소장(축산물등급판정소·73세), 김옥경 前소장(가축위생연구소·70세)을 포함 모두 14명이다.
이 모임을 이끌어 온 회장단은 초대(회장 이용빈·총무 오봉국:91년 9월∼2001년 4월)와 2대(회장 황영구·총무 오봉국:2001년 5월∼2006년 2월) 이며 3대(회장 오봉국·총무 조병대)는 2006년 3월부터 현재까지 그 임무를 맡고 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80.1세로 현직에서 거의 물러났으나 한국 축산업 발전을 위한 열정은 현직 때 못지않다.
2013년 1월 11일(금) 서초동 S식당에 참석한 회원은 12명으로 85.7%의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나이 한 살이 더 얹어졌는데도 축산발전을 위한 기력은 더욱 왕성했다. 이날 노익장을 과시한 원로축산인은 축산 소득비중이 매년 높아지면서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개칭하자는 정치권 안팎 여론에 그 기대를 걸고 있다. 이근상 회원은 “60년대부터 존치되어 축산기술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던 축산연구사의 제도가 어느 날 갑자기 농업연구사로 편입된 것은 축산업의 중요성을 망각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전문가 위주로 정책을 추진한다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찬원 회원은 “박근혜 당선자는 한독·한뉴목장 등 선친이 이룬 크나큰 축산진흥사업의 업적을 이어 앞으로 한국축산업을 보다 진흥시킬 것”이라면서 과거 축산행정담당자로 재직 당시 故 박정희 대통령 지시대로 ‘9월 7일 목초의 날’을 제정하고 ‘목야의 노래’를 만들어 추진했던 일을 회상했다.
91회에서는 여명기 축산업 발전을 위해 장을 마련하고 강력히 추진한 면면도 읽을 수 있다.
송계원 회원은 “오늘날 고기와 우유·달걀 이외에 양모와 가죽이 널리 이용되어 국민들의 의식을 풍요롭게 한 이면에는 남면북양(남쪽에는 면화를 재배하고 북쪽에는 면양을 사육토록 권유)정책이 추진될 때 축산가공학을 전공하여 후진을 양성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창해 회원은 “서울시립농대에서 후진양성을 하고 고교교장을 오랫동안 하면서 제자들에게 한 말 가운데 뚜렷이 생각나는 것인 공부를 잘하고, 효를 중시해라. 나이가 들수록 머리를 깨끗이 하라한 것은 잘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또 91회 모임은 과거와 현재를 접목, 축산업 발전을 배가시키고 있다.
김옥경 회원은 “대한수의사회장 자격으로 최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수의사회에 다녀왔는데 대만은 총통이 축사를 할 정도로 공수의의 역할이 컸다”며 “따라서 본회 신년교례회를 통해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수의사가 보다 단합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김남용 회원과 이수헌 회원은 “축산분야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은 축산분야가 단결이 안되는데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91회를 중심으로 수의축산분야가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1회 오봉국 회장은 “오늘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말씀 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리는 동시 말씀을 하지 못한 절반의 회원은 다음 기회에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오봉국 회장은 이어 “우리 모두 현역에서 은퇴하고 몸은 비록 늙었지만 우리 가슴속에는 축산발전을 위한 마음 하나뿐”이라면서 “후배들이 이 어려운 축산현안을 슬기롭게 극복토록 중지를 모으고, 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은 괜찮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병대 총무는 차기모임 일정이 2월 8일이지만 올해는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관계로 셋째 주 금요일(15일) 가지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전회원이 찬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