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안정대책 기대난…설 명절 전후 2천원대 추락 전망도
바닥세의 돼지가격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돼지 수매비축사업 조차도 가격을 끌어올리는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3개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가격은 지난 14일 현재 지육kg당 3천56원(박피기준).
돼지가격이 연중 강세를 보여온 시기이지만 벌써 20일 이상 3천원대 초반에 머물며 정부가 제시한 생산비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일부터 도매시장 상장물량에 대한 수매가 재개된 이후 하루 1천500두 안팎의 수매가 이뤄지며 그 실적이 목표치에 이르고 있기에 양돈업계의 당혹감은 더 할 수밖에 없다.
도매시장의 한 관계자는 “큰 폭은 아니더라도 수매가 이뤄지면서 돼지 가격이 조금은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돼지수매 효과도)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저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추세는 돼지고기 소비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면 지난달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돼지출하량은 예년수준을 훨씬 상회하면서 생산비 이하의 돼지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돼지출하량은 이달들어 하루 6만6천~6만7천톤(토요일 제외)에 달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달간 도축량이 146만두를 넘어서며 FMD 이전인 지난 2010년 1월의 120만여두 보다 20%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육가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육가공업체들의 작업량도 FMD 이전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소비가 안되다보니 햄가공용 후지나 갈비 등 일부 부위외에는 재고 상황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수매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조합이나 육가공업체의 경우 이미 풀캐퍼를 넘어선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돼지수매 조차 없었다면 3천원대 붕괴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설명절이 다가오면서 시장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돼지고기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는 구설 명절을 전후로 돼지가격이 2천원대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수매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내주부터는 설명절에 대비한 한우물량이 크게 늘면서 가공장 여력도 부족할 것으로 보여 그나마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 유통전문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할인판매를 비롯한 대대적인 소비촉진 행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소비량을 늘리는 방법외에 별다른 단기대책이 없는 것 같다”며 “이와함께 해외수출과 모돈감축 등 중장기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