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양돈 신규진출·규모확대 사례 공개
동참 없는 감축사업 실효성 의문 제기도
기업자본의 양돈 신규진출과 사육규모 확대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범 양돈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제도적 규제 요구는 물론 해당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는 일선 양돈현장과는 달리 아직까지 우려 표출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양돈조합들 사이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회장 이영규·도드람양돈조합장)는 지난 23일 서울 농협중앙회 3층 회의실에서 1차 회의를 갖고 올해 돼지고기 가격안정 사업 추진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양돈조합장들은 이날 회의에서 모돈 감축사업과 돼지고기 할인판매, 소외계층에 돼지고기 전달을 통한 저지방부위 소비촉진 사업 등 돼지가격 안정 대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원칙을 거듭확인했다.
그러나 기업자본 양돈장의 참여없는 모돈 감축은 무의미 한 만큼 이들 농장의 동참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했다.
서울경기양돈농협 이정배 조합장은 이와관련 “정부는 (돼지사육두수를) 줄이라고 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늘리라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더구나 계열화사업 형태로 양돈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기업자본 양돈장들은 오히려 사육규모 확대에 혈안, 이대로라면 상당수 양돈농가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충남양돈농협 이제만 조합장은 기업자본의 양돈진출과 규모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까지 공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제만 조합장에 따르면 하림그룹 계열사의 경우 ▲선진한마을이 전남 해남(모돈 1천100두)과 경북 봉화(모돈 1천200두), 충남 태안(모돈 3천두) ▲팜스코가 해남 황산 2곳(모돈 3천500두, 비육 6천500두), 충남 논산(모돈 3천두)에 최근 농장을 설치 또는 인수했거나, 현재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바이오 그룹도 계열사인 팜스월드를 통해 충북 음성과 전남 영광, 충남 천안에, 동원그릅은 동원사료를 통해 해남 마산에 양돈장을 확보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최근에는 펀드로 조성된 재원을 활용, 상당수 농장을 인수하고 있는 기업도 출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제만 조합장은 “지역이나 사육규모 등이 사실과 다를 수는 있지만 기업자본의 양돈진출 추세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인데다, 그나마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모돈감축을 해서 무엇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돈조합장협의회는 이에 따라 기업자본의 양돈장들도 돼지가격 안정을 위한 모돈감축 사업에 동참할수 있는 방안을 정부 및 생산자단체와 연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사상 최대규모의 한돈나눔 캠페인을 통한 저지방부위 소비촉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 양돈조합들이 원가이하에 필요물량을 공급하는 형태로 사업에 동참키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