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기 한국 낙농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향후 발전을 견인할 서울우유 협동조합·2천여 낙농조합원과 함께 호흡을 하는 일선의 낙농축산계 가운데 앞서가는 현장을 찾아 보았다.
4개 낙우회 권익보호 위해 뭉쳐…회원 143명
희귀병 아동·다문화가정 등 이웃돕기 앞장
FMD(구제역) 악몽에서 벗어나 목장경영 개선에 나서고, 불우이웃 돕기에도 동참하여 꽁꽁 언 한겨울 추위를 녹여주는 따뜻한 낙농단체가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6리 292-6번지 서울우유 연천축산계(계장 김용태·재형목장)가 그 화제의 단체다. 이 축산계는 관내에서 서울우유로 원유를 내는 4개 낙우회<백학(회장 홍혁기·갈울목장), 전곡(회장 이준석·일칠공목장), 신서(회장 정영기·디딤돌목장), 임진(회장 정종호·세리목장)>가 스스로 권익보호를 위해 결성됐다.
한 때 회원은 200명을 상회했으나 도시화 등에 밀리고 2년 전 몰아닥친 FMD로 1월말 현재 회원은 백학(64명), 전곡(48명), 신서(19명), 임진(12명)등 모두 143명으로 줄었다.
이 축산계 회원들이 기르는 젖소는 9천85두다. 이 가운데 연천검정회(회장 김종환·웃음꽃목장) 회원이 보유중인 검정우는 4천140두. 지난달 30일 서울우유로 낸 원유는 총 12만4천47kg으로 두당 평균 유량은 낮은 편이다.
그 원인은 FMD로 전 두수 살 처분 회원 40명과 부분살처분 회원 20명 등 모두 60명 가운데 상당수 회원이 아직도 그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이 현장 확인됐다.
신서낙우회 정영기 회장(49세)은 “FMD로 당시 애지중지 기르던 젖소 54두와 한우 21두 등 75두를 모두 매몰 처분한 2011년 1월 13일은 잊을 수 없는 악몽의 날”이라고 치를 떨고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어 그해 여름 경산우 39두와 육성우 8두를 재입식했는데 초산우가 많아 그런지 납유량은 900kg으로 쿼터 1천130kg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용태 계장(62세)은 “FMD피해 대다수 회원이 현재 기르는 젖소들의 회복이 더디어 목장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FMD 피해가 없는 일반회원들도 조사료 수급문제와 축산분뇨처리는 골칫거리로 농업품목 가운데 5위에 랭크된 낙농을 해야 할지 접어야할지 망설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용태 계장은 “곧 취임할 18대 새 정부는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개칭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 축산농가가 현재 처한 실상을 바르게 헤아려 해결하는 것이 선순위”라고 전제하고“농업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6개 품목이 축산임을 명심하여 축산현안은 식량산업보호차원에서 다뤄 줄 것”을 주문했다.
김용태 회장은 이어 “몇몇 일선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만든 청정지역을 연천군도 하려 했으나 축산에 대해 지식이 해박한 몇몇 군 의원이 축산존립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강하게 어필하여 무산됐다”며“현실과 미래에 부합하지 않는 법과 제도의 도입은 축산발전을 역행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천축산계는 최근 200만원 상당의 멸균우유 250박스를 연천군 사회복지과를 통해 다문화가정에 보냈다.
또 회원농가 가운데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돕자는 ‘이웃사랑 운동’을 ‘구석기축제’ 때 펼쳐 모금된 성금 96만6천원을 포함 200만원을 전달하는 등 이웃사랑운동을 앞장서 실천하는 등 모범축산계다.
이 축산계는 또 임진낙우회 총무일을 보는 김사현 씨(30세)가 “국립 농수산대학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10년째 대물림 수업을 하는데 낙농선배님으로부터 살아있는 현장지식을 너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히듯 촉망되는 청년이 많아 미래가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