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동반성장 파트너 인정…소통으로 신뢰를

■ 진단 / 동물약품 도매상 이대로 괜찮나 4. 제조(수입)사와 상생 협력

김영길 기자  2013.02.27 09:55:36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떼려야 뗄 수 없다. 한배를 탔다. 제조업체를 떠나서 유통업체를 생각할 수 없다. 그 반대 가정 역시 말이 안된다. 그들은 협력해야 하는 파트너다. 그렇지만 이 둘은 종종 앙숙관계가 된다. 비단 동물약품 산업만 그런 게 아니다. 대다수 산업이 그렇다.

 

정기 대화창구 마련…불합리한 부분 고쳐나가야
공동 품질관리 등 협력…지속가능 동약산업을


동물약품 제조업체 입장에서 보면 일부 거대해진 도매상에게 끌려다니는 게 싫다.
도매상들은 마진을 저울질하고, 결국 더 돈이 되는 제품을 선택한다.
그리고 제조업체에게 더 높은 마진을 달라고 경쟁을 붙인다. 제조업체 마진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래도 제조업체는 따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매출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가끔씩이지만 도매상 부도는 제조업체에 치명타를 안긴다. 박한 마진에 일년내내 고생했지만, 이게 모두 헛수고다. 마땅히 담보를 잡아놓은 것도 없어서 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때가 비일비재하다.
도매상도 할 말이 많다. 월말이면 제조업체가 밀어내는 물량을 받아내야 한다. 사실 거기에는 필요없는 제품도 있고, 그 제품을 다 팔 자신도 없다. 그래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특히 인기제품이라면, 물량부족시 공급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제조업체가 직판에 나설 때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매출과 마진을 못챙긴 것은 둘째치더라도 가격시스템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고객들은 가격을 내리라고 아우성친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워낙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밀접하다보니 이렇게 사이가 틀어지기 십상이다. 나만 배부르려하는 욕심이 갈라놓는다.
솔직히 여기에 대한 묘수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서로 노력해야 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관계정립에 내 눈높이를 낮추어야 한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경쟁대상이 아니다. 갑과 을은 더더욱 아니다.
상대방 처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에서부터 갈등의 골은 조금씩 메워진다. 소통이 불신의 벽을 무너뜨린다.
그러한 면에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정기적으로 만나고, 대화를 나눌 창구가 있어야 한다. 과거 한국동물약품협회에 제조업, 수입업 분회와 더불어 판매업 분회를 두는 것이 논의됐다고 한다.
꼭 이러한 형식은 아니더라도 괜찮다.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불합리한 부분을 고쳐나가야 한다.
공동으로 해야할 일도 있다. 예를 들어 품질관리 부문이다. 고객에게 우수품질을 제공하려면 잘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팔고 쓸 수 있게 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도매업 종사자에 대한 교육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상생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동물약품 산업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