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오염된 수입 조사료 원인…보상도 못 받아
농가 “공급 부족해 품질 나빠도 어쩔 수 없이 사용”
국산 조사료 현장선 구경도 못해…유통구조 지적
경남서 젖소가 무더기로 폐사한 일이 발생해 농가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남 고성 영천낙우회(회장 김용원)에서 젖소 1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일이 발생했다.
같은 TMR사료를 급여한 젖소에게 장염이 발생하고, 연이어 폐사가 일어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농가들은 수입조사료에 원인이 있다고 보고 살펴본 결과 조사료의 마른 겉면을 드러낸 안쪽은 모두 곰팡이가 피어 변질돼 있었다.
농가들은 수입업체에 즉각 항의하고 반품조치를 했지만 결국 폐사한 젖소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솔직히 이런 일이 한두번도 아니고, 농가입장에서 피해보상까지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런 문제있는 사료가 유통되면 농가들에게는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를 취급하는 업체들에서는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영천낙우회장은 불량 조사료의 유통은 결국 불합리한 조사료 수급체계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소가 먹는 사료는 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풀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좋은 풀을 많이 먹어야 가축이 살이 찌고, 우유도 많이 나올 텐데 좋은 풀을 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하니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가져다 줘도 쉽게 불만을 말하지 못한다. 국내 조사료 자급률이 90%를 넘는다는데 현장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구할 곳이 없다. 이번 문제를 단순한 유통과정이나 한두 업체의 문제가 아닌 불합리한 조사료 유통체계의 문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