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처방제 앞두고 동물병원 등으로 인력 이탈 속출
열악한 처우에 업계 기피…신입 채용마저 하늘의 별 따기
구인 포기…학술개발 수의사가 마케팅 겸직 궁여지책도
한 동물약품 회사는 한달 전 마케팅 담당 수의사 채용공고를 냈다. 하지만, 아직도 수의사를 구인 중이다.
신입 수의사는 아예 소식이 없고, 경력 수의사 역시 간간이 문의만 해올 뿐 이력서는 넣지 않고 있다.
이 회사 채용담당자는 “예전에는 인맥을 통해 이리저리 알아봐서라도 수의사를 채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땅히 길이 보이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학술개발 수의사가 마케팅을 겸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뿐 아니다. 동물약품 업계 전반이 수의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두세달 사이 10여개 동물약품 업체들이 수의사 채용에 나섰지만, 대다수는 별 소득 없이 채용을 포기하고 말았다.
특히 신입 수의사를 채용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 채용담당자들의 전언이다. 수의학과가 6년제로 전환된 이후 수의사 눈높이는 한층 높아졌고, 동물약품 업계 처우는 이를 못따라가고 있는 실정이 주된 이유다.
게다가 올 들어서는 수의사처방제를 앞두고 기술지원 수의사들이 동물약품 업계에서 대거 이탈, 동물병원 등에 새롭게 둥지를 틀면서 경력수의사마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결국 옆으로는 빠져나가고, 아래에서는 수혈되지 않는 모양새다.
수의사 외 다른직도 동물약품 업계를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인재들이 모여야 산업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상당부분 처우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