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현황과 환경변화
시장규모 연간 300억원…여전히 상승장
새무장·새얼굴 차별화한 제품 속속 합류
시장쟁탈전 치열한 ‘총성없는 전쟁터’
관납물량 축소…농가 환원 목소리 제기
‘가격 경쟁력’ 부각…후발주자 틈새 노려
국내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은 여전히 상승장이다.
시장규모는 연간 300억원을 훌쩍 넘긴다. 잠시 FMD 특수를 누리고 있는 FMD 백신을 제외하고는 국내 동물약품 백신 중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구도는 말 그대로 ‘총성없는 전쟁터’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동물약품 업체들이 대거 참여,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역시,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에서는 ‘수성과 도전’ 역사가 되풀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 초를 거치면서 시장에 얼굴을 내민 야심작들이 전면에 포진했고, 올 하반기에도 첨단기술을 접목하거나 혼합백신으로 차별화한 제품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여기에 모·자돈 접종 경계도 상당부분 무너져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은 그야말로 전면전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1라운드에서 흠씬 두들겨 맞았다고 해도, 2라운드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벌떡 일어나서 강펀치를 날릴 수 있는 게 이 바닥이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시장쟁탈전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에서 변수가 생겼다. 관납물량 축소다.
써코바이러스 백신은 지난 2010년 정부 관납지원이 시작된 이후 연간 1천500만두 관납물량이 책정됐다.
하지만, 올해는 1천200만두분으로 20% 줄었다. 그렇다고 해도 전체 규모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신효과가 워낙 좋아서다.
예년의 경우 관납물량을 넘어서는 추가수요도 있어서 시장규모는 대략 1천600만~1천700만두분이 됐다.
올해도 그와 비슷하다고 가정할 때 결국 400만~500만두분은 관납 외 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관납 시장에서는 60% 정부보조(국비 30%, 지방비 30%) 때문에 가격이 제품선택 기준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관납 외 시장에서는 전부 자부담이어서 아무래도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을 더 따질 수 밖에 없다.
가격이 주요 경쟁력으로 부각되는 만큼 후발주자가 파고들 틈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관납물량 축소를 두고, 일부 농가에서는 반발 기운을 내비치기도 한다. 하필 돈가하락 등으로 어려울 때 백신구입에 따른 비용증가 요인이 생겼다는 불만이다.
이들 농가는 “써코바이러스 백신은 양돈농가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며 관납물량을 환원해 줄 것과 함께 내년에도 관납사업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FMD 이후 재입식 과정(클리닝)을 통해 악성질병 고리가 어느정도 해소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새 시설이 질병 발생을 잠시 억제하고 있을 뿐 질병 원인을 원천봉쇄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예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축산물 가격 하락 등이 양돈농가를 짓누르면서 질병관리가 느슨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다수 질병이 그렇듯이 써코바이러스 질병 역시 미리 막는 것이 최선이다. 한번 터지고 나면 그 피해는 열배, 스무배 불어나게 된다. 백신접종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농가들은 백신을 지속 사용하는 동안 백신 효용에 대한 체감도가 미약해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개선된 사육환경이 써코바이러스를 묶어놓았을 수도 있다.
써코바이러스는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고, 위축돈, 폐사, 약제효과 감소 등 큰 피해를 준다. 써코바이러스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생산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백신접종이 정상적인 면역상태 유지토록 해 써코바이러스 질병을 예방한다. 백신중단 등 잠깐 방심한 사이 써코바이러스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게 된다. 그리고 농장을 질병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국산백신 효능 진화
■ 인터뷰 / 써코백신 개발 송대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정제도·면역원성 획기적 향상
국내 백신제조사에 기술 이전
상용화 제품 올해 안에 출시
효능 확인…수입대체 효과 기대
몸은 떠났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동물약품 업계에 남아있다는 송대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그가 최근 돼지 써코바이러스 재조합 백신 항원 생산기술을 갖고, 동물약품 업계를 다시 찾았다.
송 박사는 7년 가량 녹십자수의약품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10년 9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둥지를 새롭게 틀었다. 녹십자수의약품에서는 경구용 PED백신, 써코바이러스 백신 개발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송 박사는 “다국적기업에 빼앗긴 국내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이 스스로에게는 커다란 마음 속 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보다 우수한 백신을 개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백신이 결코 특별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기존 국산 백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라고는 확신합니다.”
송 박사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바이러스 중 불안정한 부위를 없앴고, 면역관여 부위를 살려냈다”며 정제도와 면역원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이번 기술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실험결과 항체역가가 크게 개선됐고 돼지 써코바이러스 질병을 충분히 방어해 냈다. 다국적기업 백신과 비교해 오히려 더 나은 효능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개발 기술은 이미 지난 2월 국내 한 백신제조사에 이전됐습니다. 상용화 제품은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돼지 써코바이러스의 재조합백신 제조 기술이 양돈농가 질병피해 감소와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국산 써코바이러스 백신 효능을 끌어올려서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와서도 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 질병과 관련, 대응기술 개발에 힘썼다고 전했다. 이번에 개발한 돼지 써코바이러스 재조합 백신 항원 생산기술 역시 그 업무과정에서 일궈낸 성과물이라고 밝혔다.
“동물용 백신을 개발했던 경험이 인수공통 질병 연구에 정말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인체쪽에서 접근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는 “이번 중국 AI를 보더라도 인체질병과 동물질병이 떨여져 있지 않다”라며 앞으로도 현장 애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통해 사람행복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학문적으로 가치있는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