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은 여전히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아무리 좋은 먹거리를 쓰고, 정성을 잔뜩 들였다고 해도 악성 가축질병이 한번 덮치고 나면 양돈장 전체가 쑥대밭 되기 일쑤다. 가축질병은 잠깐 방심하는 사이 “이 때다”하고 빈틈을 파고든다. 다시 원래대로 돌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써야만 한다. 미리 막는 것이 최선이다.
■ 써코백신 효용과 가치
폐사율 높고 증체량 손해…전파속도도 빨라
전국 양돈장 발생…’08년 농가 95% 피해
’08년 백신 출시…효과적 방어 발병률 감소
MSY 상승 일등공신…농가 필수품 자리매김
특히 써코바이러스는 경계대상 1호다. 한번 걸리고 나면 폐사율, 증체량 등에서 이만저만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 전파속도도 빠르다.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생산성 도둑 ‘써코바이러스’를 잡아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효과좋은 써코바이러스 백신이 있어서다.
써코바이러스 백신은 ‘써코바이러스’를 꽤 효율적으로 방어해 낸다. 백신 효과는 농장사용을 통해 확실히 검증됐다.
농장들은 써코바이러스 백신을 쓴 이후 폐사율이 떨어지고, 증체량이 개선됐다는 사례담을 쏟아내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는 농가 필수품목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최근 수년 새 MSY가 높아졌다고 하면, 그 일등공신이 써코바이러스 백신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써코바이러스 백신은 써코바이러스 관련 질병을 예방할 때 쓰인다. 그렇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복잡하고 얽혀 있는 양돈장 질병을 풀어내는 실타래 역할을 해낸다.
-써코질병 발생 추이
지난 ’74년 써코바이러스라는 말이 처음 나왔다. ’91년부터는 써코바이러스 관련 다양한 질병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히 ’95년 서부 캐나다에서 PCV-2형이 발견됐고, 이후 양돈장 최대 골칫거리 질병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9년 처음 공식 보고됐다. 2008년 류영수 건국대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95.10% 양돈농가들이 써코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이유후 전신 소모성 증후근(PMWS)’ 피해를 봤다고 응답, 그 심각한 단면을 보여줬다.
2007년~2009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뢰된 돼지질병 313건 중 써코바이러스 관련 질병은 77건으로 24.6%에 달했다.
병성감정 기관 진단 역시 2004년 660건, 2005년 509건, 2006년 543건, 2007년 823건 등 전국적 발생 양상을 알렸다.
그렇지만, 2008년 써코바이러스 백신이 출시됐고 그 효과 덕택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 현장 컨설팅
타 질병과 혼합감염시 피해 눈덩이
백신 접종·위생 강화…순환감염 고리 차단을
최은진 수의연구관 (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돼지 써코바이러스(Porcine circovirus, PCV)에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PCV 1형(PCV1)과 돼지써코바이러스관련 질병(PCVAD)에 관여하는 PCV 2형(PCV2)이 있다.
PCVAD에는 이유후 전신 소모성 증후군(PMWS), 돼지 호흡기 복합병(PRDC), 돼지 피부염 신증증후군(PDNS), 번식장애(Reproductive disorders) 등이 있다.
PCV2는 써코비리데(Circoviridae)과에 속하는 직경 17㎚의 매우 작은 DNA 바이러스이다. 산성조건(pH 3)이나 높은 온도(56℃, 70℃)에서 죽지 않는다. 클로르포롬과 같은 일반 소독제에도 강한 저항성을 가진다.
최근에는 유·사산 태아에서 PCV2 항원이 검출됨으로써 모돈에서 유·사산과의 관련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양돈장에는 PCV2가 존재한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농장에서 사양 환경의 악화 시 순환감염이 가능한 관계로 PCVAD 근절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PCV2는 농장 환경에서 매우 안정된 바이러스의 특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농장의 사양 환경과 위생이 농장 내 순환 감염을 방지하는 핵심포인트이다.
가급적 돼지의 면역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고도의 밀사, 돈사의 환기와 온도, 스트레스 등을 막아야 한다. 아울러 가능하다면 비슷한 주령의 돼지들을 분리시켜서 사육하고, 돈군 별 혼합사육을 피한다.
이와 함께 농장에서 초기증상이 있다면 예방치원의 격리시설을 설치해 사용하고 격리된 돈사 간 분변의 이동을 금지해야 한다. 모돈의 번식 장애를 막으려면 임신 돈의 위생적인 사양 환경의 유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PCV2에 대한 예방백신이 국내외에서 개발·시판, 양돈농장에서 PCV2에 의한 피해가 과거에 비하여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야외에서 웅돈에 1회 이상 백신 접종함으로서 혈액 내 PCV2 배출 억제 효과가 입증됐다. 주기적 예방백신 접종은 농장 내 순환감염을 차단하는 매우 유용한 방법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PCVAD 상재 발생 양돈 농장에서는 자돈, 번식돈(모돈 및 웅돈)에 주기적인 예방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적용해 농장 내 순환 감염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 동시에 다른 질병 원인체와의 혼합감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사양환경과 위생수준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한다.
최적의 백신 프로그램으로 써코 습격 막아라
이경원 부장 (중앙백신연구소 기술마케팅부)
써코바이러스는 양돈장에서 지속적으로 싸워야 할 대상이다.
써코바이러스는 전세계에 퍼져있으며, 거의 모든 양돈장에 존재한다. 강력한 소독제에도 살아남는 외부환경에 강한 바이러스다.
써코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국지전과 게릴라전으로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
국지전은 써코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이유 후 자돈폐사 등 보이는 피해를 줄이려는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국지전에서는 써코바이러스 백신이 사용되면서 자돈폐사가 감소, 승리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 전개되는 전쟁은 바로 게릴라전이다.
게릴라전으로는 외부에서 도입되는 후보돈 감염, 사산 등 번식돈군 문제, 써코바이러스 오염도와 다른 질병과의 복합감염 등을 들 수 있다. 이것들이 질병발생, 출하지연, 사료효율 저하 등을 일으킨다.
게릴라전에 맞서려면 최적 써코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등 체계화된 전략을 짜야 한다.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후보돈의 경우는 도입 후 3일 이내에 접종한다. (후보돈의 써코바이러스 혈증 예방)
모돈은 매 분만 3~4주전 또는 분기당 일괄접종한다. (사산율 감소 등을 통한 생산성 개선)
자돈접종은 1차 2~3주령, 2차 5~9주령이다. (육성·비육돈 써코바이러스 혈증 감소)
아울러 PCV2b 혈청형 함유 써코바이러스 백신을 자돈 추가백신(자돈 2차)으로 사용한다.
특히 PRRS 상황이 불안정하고, 일괄사육농가 비율이 비교적 높은 우리나라 양돈현실을 감안할 때 써코바이러스 백신을 후보돈·모돈·자돈에 모두 적용할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