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소 부산물 문제점과 해법은 <상>
소 한마리 70~80만원하던 부산물값
10만원도 못건져…적체에 골머리만
국내산 사골 시세도 수입산보다 낮아
일각 “수익아닌 처리 개념 인식 바껴야”
#사례 1 / 2013년 5월 9일 서울 왕십리역 광장에서 마장동우육협회와 한우협회, 한우자조금이 한우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이날 직거래 장터에서는 4kg포장의 사골을 2만원에 판매했다. 여기에 잡뼈 2kg은 덤이었다. 시중 대형마트의 1/3일 수준에서 판매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노부부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구입하지 못하고 뒤돌아섰다.
저렴해서 구미가 당겼지만 막상 집에서 사골을 끓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시간과 노력도 필요하지만 또 노부부가 먹기에는 사골 한 팩은 너무 많은 양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례 2 / 2013년 5월 3일 경기도 안성의 한 대형냉동창고에 화재가 발생했다. 20여일이 넘도록 화재가 지속되고 있다. 이 창고에는 돼지고기 1만톤을 비롯해 한우 사골 등 부산물도 수십톤이 보관돼 있었다.
마장동의 한 유통업체도 이 창고에 부산물 수십톤을 보관 중에 있었다. 돈으로 따지면 엄청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유통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팔지도 못하고 창고비용만 들어가고 쌓아두기만 했는데 걱정거리가 없어졌다는 분위기다.
위의 두 가지 사례가 현재 소 부산물이 처한 현실의 한 단면이다. 결국 부산물이 재고로 쌓이고 있는 것은 소 도축두수 증가로 인한 국내산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고 여기에 설렁탕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값싼 외국산 부산물까지 합세하면서 공급량은 증가했지만 식생활 변화로 인해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과거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지육가격을 제외하고도 마리당 부산물 수입이 70만∼80만원에 달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10만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사골의 경우 kg당 3만원을 호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도매가격이 2천원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세는 수입산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재 호주산 사골이 kg당 2천300∼2천500원 정도에 유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국내산이 더 저렴하다.
이처럼 국내산 가격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못하고 창고에 쌓이는 것은 핵가족화로 인한 가정소비가 줄어들었고 대형 소비처인 식당의 경우 수입산이 완전 장악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수익이 발생했던 과거는 잊어버리고 부산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처리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