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식점 등 대량 수요처 시장은 수입산에 내주고 식생활 변화에 따라 가정소비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어 국내산 소 부산물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 더욱이 부산물로 골치를 썩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한우 지육 구매마저 망설이면서 한우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 지난해 총 생산량 13만2천톤 추정…적체에도 수입은 급증
국내산 사골시세 2010년 대비 78% ↓…최근 가격형성 조차 난항
마장동 상인 “하루 700두 물량 중 부산물 소비 50두도 안될 것”
◆부산물 적체 얼마나 심각한가?
현재 국내산 부산물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도축두수와 소비동향을 놓고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농협이 지난해 도축두수를 근거로 소 부산물 생산량을 추정한 결과, 소머리, 내장 등 1차 부산물 8만9천톤이 사골, 꼬리, 잡뼈 등 2차 부산물 4만3천톤 등 총 13만2천톤이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류유통수출입협회의 추정에 따르면 1차 부산물을 제외하고 사골, 꼬리, 우족 등의 부산물 생산량은 2102년도에만 3만7천180톤이 생산됐다. 육류유통수출입협회는 생산량의 50%만이 소비된 것으로 가정해서 절반은 재고로 쌓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단지 추정일 뿐 수천 개에 이르는 개별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정확한 재고량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산 부산물은 재고로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물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농협 조사에 따르면 내장 등 1차 부산물 수입은 2008년도 1만2천톤에서 2012년도 1만9천톤으로 58%가 늘어났다. 2차 부산물 및 부산물 가공품의 경우 2011년도에 사골이 2만4천958톤이 사골엑기스는 2천657톤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 부산물 가격 동향
과거 소 한 마리를 잡으면 부산물로만 70∼80만원의 수익을 냈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옛말이 불과해 졌다. 최근에는 채 10만원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이 조사한 최근 부산물 가격을 살펴보면 소 머리는 개당 3만7천780원에 족은 두당 4만3천920원에 사골은 kg당 2천854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대비 소 머리는 40%가 족은 45%가 사골은 78%가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가격도 무너진 지 오래됐으며 가격 형성조차 되지 않는 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심지어 수입 부산물보다 싸게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호주산 사골의 도매가격이 kg당 1천800∼2천300원 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국내산의 경우 2천원 이하로 거래되는 경우가 있어 실제 수입산 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됐지만 수요처를 찾지 못하고 재고로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부산물을 폐기 처분하는 유통업체들도 다수라는 것이 마장동 유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마장동 우육협회 노재원 부회장은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하루 처리되는 소가 700두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부산물이 소비되는 것은 채 50두 미만일 것”이라며 “나머지는 모두 냉동 창고로 직행하거나 폐기처분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