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대비 수출전략 모색 심포지엄’ 주요내용
세계 식량의 블랙홀로 등장한 중국이 국내 한우산업에 있어서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원장 장원경)은 지난 4일 수원소재 농식품공무원교육원에서 ‘한중FT대비 한우고기 수출 전략방안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사진>을 개최했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은 최근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중FTA 협상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 열린 것으로 한우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구이식 문화 확산…호주산 흑모화우가 고급육 주류
현지화된 생산기술 개발·장기적 수출 지원책 필수
FTA 협상시 민감품목 지정·지역화 개념 대응 관건
결론적으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우고기의 대 중국 수출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고급육의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FTA가 체결될 경우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 강희설 장장은 “최근 중국 현지조사를 벌인 결과, 한류의 확산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구이식당들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의 고급육 시장은 호주산 흑모화우가 자리잡고 있어 이 같은 시장을 개척할 경우 수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 장장은 “수출에 앞서 정부의 장기적인 수출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수출에 대비한 고급육 수출체계와 유통구조 확립 및 중국 수출용 고급육 생산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남대 조석진 명예교수는 “국내 시장 가격을 고려해 중국내 유통마진까지 고려하더라도 북경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의 고소득층을 겨냥한다면 수출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한중FTA 이후를 겨냥해 중국시장에 대한 조사와 가능성을 타진하고 중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중FTA에 따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민국 박사는 “중국은 쇠고기 생산량은 2010년 현재 653만1천톤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의 23배가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보다 많이 생산하고 있는 성도 10개가 넘는다”며 “FTA체결시 FMD등 악성질병에 대해 지역단위 청정화 개념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앞서 FTA를 체결한 뉴질랜드의 경우 지역화 개념 도입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 박사는 “한중FTA 협상에서 지역화 개념에 대한 적정한 합의 도출 여부는 국내축산업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농축산물 등 민감분야는 양허에서 제외하는 등 민감품목으로 특별취급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지 조사를 벌인 강희설 장장도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강 장장은 “중국 정부가 질병 청정화 개념을 지역단위로 도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내에서도 이미 수출 전문 사육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한중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나라는 고급육을 수출하고 저급육은 중국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